<H마트에서 울다> 북리뷰
'언제 한번 밥 먹자!'그 흔한 말 한마디
엄마는 차례가 오면 김밥을 쌌다. 내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가 밥을 한 솥 가득해서는 거기에 노란 단무지, 당근, 시금치, 소고기, 계란을 넣고 얄브스름한 대나무 발로 돌돌 말고 또 말았다. 그러고는 모두 한입 크기로 도막도막 잘라 알록달록한 동전처럼 생긴 김밥을 완성했다. 수업에 가기 전에 엄마와 나는 채소들이 들쭉날쭉 튀어나온 꽁다리로 배를 채웠다. (140쪽)
음식, 그 너머에 있는 것.
우리는 낄낄거리다 서로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면서 간장게장을 손으로 집어먹었다
토실토실한 생게 다리를 쪽쪽 빨았다가 혀끝을 껍질 사이로 밀어 넣었다 하면서 짭조름하고 몽글몽글한 살을 발라먹는 틈틈이 손가락에 묻은 간장을 핥아먹었다. 엄마는 깻잎조림을 오물오물 씹어 먹으면서 말했다.
'넌 진짜 한국사람이야.'
다정했던 밥 한 끼의 추억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