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 고전 읽기) 월든 4 : 숲 속의 소리
그 많던 골목의 소리는 어디로 갔을까.
개똥아, 밥 먹어라~
한여름 오후, 창가에 앉아있노라니
매가 몇 마리 나의 개간지 위를
빙빙 돌면서 날고 있다.
산비둘기가 두세 마리씩 내 시야를 가로질러 날아가거나, 집 뒤의 백송나무 가지에 안절부절못하듯 내려앉곤 하는데 그때마다 소리가 난다.
물수리 한 마리가 거울 같은 호수의 수면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물고기 하나를 채가고는 날아오른다. 밍크 한 마리가 집 앞에 있는 늪에서 살짝 나와 물가에서 개구리를 잡아챈다. (175p.)
잃어버린 내 삶의 여백은 어디에?
나는 내 인생에 넓은 여백이 있기를 원한다. 여름날 아침에는 간혹, 이제는 습관이 된 멱을 감은 다음 해가 잘 드는 문지방에 앉아서 해 뜰 녘부터 한 낮까지 한 없이 공상에 감기곤 했다. (171p.)
나의 이런 생활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철저하게 게으른 생활로 비쳤으리라. 그러나 새와 꽃들이 자기들의 기준으로 나를 심판했다면 나는 합격 판정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사실이지, 인간은 행동의 동기를 자신의 내부에서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자연의 하루는 매우 평온한 것이며 인간의 게으름을 꾸짖지 않는다. (172p.)
제대로 본 다는 것
어떠한 관찰 방법과 훈련도 항상 주의 깊게 살피는 자세를 대신해 주지는 못한다.
볼 가치가 있는 것을 그때그때 놓치지 않고 보는 훈련에 비하면 아무리 잘 선택된 역사나 철학이나 시의 공부도, 훌륭한 교재도, 가장 모범적인 생활 습관도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당신은 단순한 독자나 학생이 되겠는가, 아니면 '제대로 보는 사람'이 되겠는가? 당신 앞에 놓인 것들을 보고 당신의 운명을 읽으라. 그리고 미래를 향하여 발을 내디뎌라. (p.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