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 고전 읽기] 월든 (5)
나는 내가 없을 때에 어떤 사람이 왔다 갔는지를 나뭇가지가 휘거나 풀잎이 구겨진 모양이나 구두 자국을 보고 틀림없이 알아맞힐 수 있었다.
또 꽃 한 송이를 떨어트려놓고 간 모습이나 풀 한 묶음을 뽑아서 던져놓고 간 사소한 흔적을 보고서 또는 시가나 파이프 담배의 냄새가 남아있는 것을 맡고서도 그 사람의 성별과 연령과 교양 정도를
대략은 맞힐 수 있었다. (p. 197)
솔잎 하나하나가 친화감으로
부풀어 올라 나를 친구처럼 대해주었다. 나는 사람들이 황량하고 쓸쓸하다고 하는 장소에서도 나와 친근한 어떤 것이 존재함을 분명히 느꼈다. 나는 나에게 혈연적으로 가장 가깝거나 가장 인간적인 것이, 반드시 어떤 인간이거나 어떤 마을 사람이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부터 어떤 장소도 나에게는 낯선 곳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p.200)
자연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순수하고 자애로워서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건강과 환희를 안겨 준다. 그리고 우리 인류에게 무한한 동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어떤 사람이 정당한 이유로 슬퍼한다면 온 자연이 함께 슬퍼해줄 것이다.(p.209)
만물의 옆에는 그것의 존재를
형성하는 어떤 힘이 있다.
우리들의 바로 옆에서 가장 중대한
여러 가지 법칙들이 끊임없이 실행되고 있다.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