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크루] 금요문장공부
죽음은 오랫동안
떠내려가는 오리를 바라보았습니다. 마침내 오리가 보이지 않게 되자
죽음은 조금 슬펐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삶이었습니다.
어쩌다 이 세상에 온 것은 때가 되었기 때문이요, 그가 이 세상을 떠난 것은 운명에 따른 까닭이다. 그때를 편안히 여겨 그 운명에 맡기면 슬픔과 즐거움이 마음을 뒤흔들지 못한다(安時而處順 哀樂不能入). - 장자 내편, <양생주>
올 때가 돼서 오는 게 삶이고,
갈 때가 돼서 가는 게 죽음이다.
때가 돼서 하는 일에 좋고 싫고 가 있을 이유가 없다.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일이다.
에픽테토스 Epictetos는 “배가 정박 중일 때 잠깐 뭍으로 놀러 나온 게 인생”이라고 했다. 배 떠날 시간 됐으면 얼른 가서 탈 일이다. 미련 떨고 고집부려 봤자 달라질 것 없다. 아까우면 배 시간 다 되기 전에 신나게 놀든가.
강상구, <그때 장자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