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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Feb 14. 2024

가난의 무한 반복

하루한쪽 슬로리딩: 쇼펜하우어

가난은 늘 곁에 있었다.

돈이 있든 없든

종종 불편하긴하지만

오히려 친근한 .


부자가 되고 싶다고

습관처럼 외치지만

한 푼 두 푼 들어오는 돈은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취하며

쉽게 날려버리고 만다.


작고 적은 것들을

모으고 아끼는 자들을 조짠하다고 몰아세우고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쓰지 않는 자들을

인색하다고 욕하면서

빈곤을 강요하기도 하고.


익숙해진 빈곤의 습관은

너무도 강력해서

설득해도 애원해도

좀처럼 분리되지 않는다.


빈곤이 빈곤을 낳고

가난이 가난을 끌어모으는 힘은

오래될수록 더욱 세지고

얻는 족족

다시 빈털터리로 만들고 만다.


늘 하던 데로 하는

관성의 힘을 거스르려는 노력은

화려한 광고와 현옥 하는 말에

속아 넘어가 먼지가 되어버리고


자본주의를 탓하고

부의 세습이 문제라고

큰 소리로 화풀이해 보지만

아무도 듣는 이가 없다.


이렇게 가난과 빈곤은

은밀하고 교묘하게

돌고 또 돌아

늘 제자리일 뿐


결국

가난의 굴레는 게으른 자의 몫이라고

무심하게 말하고 싶은 걸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빈곤은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들은 빈곤은 먼 데서 보는 것만큼 나쁘지만은 않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러다 우연히 넘치는 재산이 굴러 들어오면 그것을 흥청망청 즐기며 탕진하는 데 써버리면 그만인 걸로 생각한다. 다시 재산이 사라져도 이전과 다름없이 지내고, 오히려 걱정거리가 줄었다고 본다. "

<남에게 잘 보이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쇼펜하우어, 76~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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