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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Oct 01. 2024

비밀이지만 누군가에겐 말하고 싶어

중년의 진로수업

종합심리검사를 했다.


새록새록 시간이 흐르고

이젠 세상살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할 때쯤

느닷없는 충격이 사고처럼 쳐들어오곤 한다.

사고 수습을 위해 나를 분석했다.


그래프와 간단한 말들로 가지런히 분석된

나라는 사람, 낯설다.


나름 괜찮은 사람이 생각

잘 살고 있다는 믿음 

옳은 걸 지키고 꽤 현명하게 살았다라신념이

오해고 착각이었나 싶을 정도로 

무너지고 말았다.


창피하고 속상하고

잘난 척하다

망쳐버리고 말았

자책했우울하다.


믿고 지켰던 것이

틀린 것 같은 생각에

조금 슬픈 기분도 들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것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일까

아니면 나 말고 누가 내 일에 관심이나 있을까 하는

무심함에 상처받기를 피하고 싶은 걸까.


인정하기 싫은 것들 투성이지만

아니라고 고개 돌리고 발버둥 쳐 떨쳐내려고 해

수백 개의 질문들에 '예/아니요'대답으로

나는 분류되고 읽혀졌다.


누군가에겐 약이 되고

또 누군가에겐 독이 되는

나의 기질과 성격.


안에 욕망이 많았었나.

괜한 포장으로 가리고 살았나.

두 손 가득 움켜쥔 욕심을

찰나의 순간에 들킨 기분이 이럴까.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소화하고 이해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렇게 애매하고 모호한 말들로

빙글빙글 헷갈리는 언어로만

둘러대며 더듬거리고 있. 


그게 뭐라고!


나를 담기엔 부족하고

나를 표현하기엔 추상적인 말들

그런 것들에 붙들려

귀한 휴일을 이렇게 하릴없이 흘려보내고 있다.


참으로 나약한

나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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