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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Jun 14. 2022

독서 슬럼프 뛰어넘기: 몸으로 읽는 체험의 힘

<안중근 기념관> : 도란도란 책친구

올해 고전 읽기를 도전한 후, 슬럼프가 찾아왔다. 아이들이 긴 책을 읽기 어려워했던 것. <꿀벌 마야의 모험>부터 시작이었나 보다. 책 한 장을 넘겨 읽기가 힘들었다. 복직으로 인해 나의 체력도 바닥난 상태라 졸린 눈이 천근만근, 책은 머리맡에 고이 놓고 잠들기 일쑤였다. 책 읽기 슬럼프에 빠진 것은 우리만이 아니었다. 같이 책 읽기를 하기로 한 친구들도 힘든 시기를 거치며 책 읽기가 다소 소원해진 것 같았다. 그래도 책을 놓을 순 없다. 흩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위인전 <안중근>을 다시 찾아 읽힌다. 역시나 예상대로 영 흥미가 없다. 친구들과 다시 모여 신나게 놀면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 남산 중턱에 있는 <안중근 기념관>을 찾아간다.

 급히 어린이용 영상으로 만든 '안중근'이야기를 찾아서 같이 보고 간다. 생각보다 지루해하지 않고 기념관을 두루 잘 살피는 아이들 모습을 보니 다행이생각되고. 특히나 왼손 약지를 잘라 단지동맹을 만든 이야기가 무섭다면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한동안 머문다. 손가락을 잘라서라도 독립에 대한 열망을 보인 안중근의 마음을 읽었을까. 마지막 체험관에서 안중근에게 편지를 쓰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사리손으로 적은 글귀가 삐뚤삐뚤하지만 대단하다. 이렇게 느끼고 적었다면 제대로 기념관을 관람한 게 아닐까. 책만 읽혀서 안될 때는 몸을 움직여 온몸으로 체험하는 게 백배 효과가 있을 때가 많다.


돌아오는 길에, 산기슭 이쁜 카페서 더위를 식히고 잔디공원에서 버스킹 하는 연주도 감상한다. 6월 중순의 때 이른 더위에 지친 우리 마음이 시원하게 힐링되는 순간이다. 한동안 못 만난 친구들이 도란도란 모여 올망졸망 뛰어노니 몸으로 책을 읽고 마음으로 책을 열어볼 용기도 다시 솟아날 것 같은 기분이다. 욕심내지 않고 멈추지 않고 새로운 방법으로 책 읽기를 멈추지 않는 것, 작은 결심 하나 새기고 지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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