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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3km 러닝

춘천마라톤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by 한박달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이번에도 여러 핑계를 대며 달리기 연습을 미뤘다. 오늘은 더워서, 오늘은 회식 때문에 또 오늘은...


무언가를 하지 않을 핑계는 무언가를 할 이유도 될 수 있다.

덥기 때문에 땀을 식히러 나가볼까, 회식이라 더부룩한데 조금만 뛸까.

그렇게 마음먹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금요일 춘천마라톤 박스가 도착했다. 우리 회사에서 주최하는 마라톤만 출전했기에 다른 마라톤 유니폼과 안내책자가 궁금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안내 책자의 두께였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뛰는 대회라 그런지 엄청나게 두꺼웠다. 마라톤에 대한 정보와 대회 준비 등이 상세히 나와 있었다.


종목 별 출전 인원에 놀랐다. 풀타임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10킬로미터, 하프가 가장 적었다. 하프가 가장 인기 없을 건 예상했는데 이렇게 42,195킬로미터를 뛰는 사람이 많다니. 10킬로미터도 힘들어하는 나, 갈길이 멀고 멀다.


처음 보는 브랜드였는데 꽤 예쁘게 잘 나왔다.


저녁을 먹고 집 근처 청계천을 뛰었다. 청계천에서 중랑천까지 뛰고 힘들어서 걸어왔다. 이번에도 NRC를 켰다. 대략 킬로미터 당 6분 정도로 뛰었는데 확실히 몸이 무겁다. 3~4킬로미터는 킬로미터 당 5분 정도로 끊어줘야 하는데 이번 대회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겠다.


춘천마라톤이 가까워서 그런지, 뛰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나보다 빠르다. 사실 내 페이스로 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느려도 목표를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나래, 아이린의 회복 러닝을 들으며 달렸는데 목표인 25분을 채우지 못하고 정지 버튼을 눌렀다. 사실 더 달리라면 달릴 수 있었겠지만 스피드를 줄여서 달리는 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팔, 반바지가 퍽 춥게 느껴지는 날씨다. 그래도 달릴 때에는 추운 줄 모르니 다행이다.



달리기를 끝내고 집에 올 때엔 정재형의 앨범을 들었다. 베이시스도 정재형 솔로도 그다지 관심 없었는데 아내가 좋아해서 몇 번 들었더니 괜찮았다. 그의 노래는 가을밤에 부는 바람을 닮았다.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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