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태어날 걸 그랬다
적당한 그리움의 거리가 필요했었던 우리는
너무 멀거나 무척 가까웠기에
하루 종일 너를 내려다보고
지나는 구름 품어 햇살을 내밀며
어느 날 쯤에는 바람 따라
네 곁을 침투해
잠시간 향기로 머물다가
며칠에 한번 나를 치어다 본다한들
때때로 네가 나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했다
하늘이거나 향기이거나
불현듯 나를 알리고 사라져
그대의 보통날을 해하지 않으며 그렇게 은은하게
도망치고 싶었다
내가 두른
색채와 명암에 관계없이
이따금 품은 구름을 걷게 하여
네 시선이 머문다면 눈이 부시지 않게 다시 그것을
당기다가
잠든 사이 밤안개에 실려 창틀 넘어
네 곁에 잠시 누웠다
그렇게 돌아갔으면 했다
[사진 : 파리, 프랑스 / 뉴욕,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