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볼까 -태국 끄라비 #6 | 190309
일정
아오낭 - 7 섬 투어 - 타폼 클롱송남 - 와리락 온천 - 블루 풀, 에메랄드 풀 - 끄라비 타운
와리락에 아쉬움을 가득 남기며, 다음 일정을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어젯밤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어둠만 가득했던 그 길은 아침에 보니 산뜻하기 그지없는 평화로운 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여지없이 날이 밝아지게 된다는 건 낯선 곳에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감사함이다.
나는 여행 전에 떠날 곳의 모습을 미리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행의 목적지와 일정을 정하기 위해서는 보통은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찾아볼 수밖에 없다. 눈에 이미지가 보여야 그 여행의 길을 정할 수 있지만 자세히는 알고 싶지 않은, 매번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그래서 필요한 정보를 위한 최소한의 이미지만 확인하고 최대한 자세히는 안 보려고 노력한다. 아마 여행지에서 그 실제 모습을 처음으로 보고 느끼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요즘은 보정이 잘 되어 실제 모습보다 사진이 더 멋져 보일 때도 많다.
여행 일정을 짜면서 블루 풀을 사진으로 봤을 때 매우 신비로운 분위기가 풍겨서 정말 가봐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직접 봤을 때 사진과 같지 않아서 실망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에메랄드 풀'은 진짜 에메랄드, '블루 풀'은 정말 블루 색이었다.
아침부터 더위가 느껴져서 입구에서 아이스크림부터 사서 먹었다. 역시 태국의 음식이란 뭘 먹어도 다 맛있다.
물 색도 어찌 이리 예쁠까. 물이 아주 맑고 그 안에 벌써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물고기들도 헤엄치고 있다. 아침에 온천을 하느라 물속을 이미 다녀와서 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잠시 물에 들어가서 더위도 식히고 풍광을 느끼는 것도 좋았을 것 같다.
오늘도 아주 화창하다. 여행할 땐 역시 날씨 운만큼은 좋은 편이다.
어제의 타폼 클롱송남이 진득한 느낌의 맹그로브였다면, 여기는 곳곳에 물이 있고 나무들이 어울려 있는 경쾌하고 아름다운 숲 속 같다. 나무로 덮인 깊은 숲으로 가는 길부터 분위기를 조성하며 '블루 풀'에 도착을 하면, 산 깊은 곳에 숨겨진 경이로운 장소처럼 느껴진다. 호수는 사진보다 더 아름답고 신비로운 느낌이어서 감동적이었다. 대단히 큰 것도 아니고 지구의 수많은 공간 중에 하나일 뿐인데 어떻게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다른 세상에 온 것 같고 신기해서 멍하니 감상을 했다.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가만히 감상을 하고 싶었다.
하루 동안 렌트한 자동차와의 끄라비 내륙 여행을 마치고, 이틀 전 아오낭에서 묶었던 숙소 앞에서 돌려주었다. 렌트카의 디파짓으로 맡겨둔 돈을 못받을까봐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돌려받았다.
자동차 렌트 정보(끄라비 아오낭): https://brunch.co.kr/@blusun/24
점심은 근처의 적당해 보이는 식당으로 갔다. 가게 안은 깔끔했고 일하는 분들께선 모두 두건을 썼고 오픈 키친 형태여서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쩐지 패스트푸드점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있고 맛도 괜찮은 곳이었다. 우리는 태국의 반려 음식 친구들: 쏨땀, 모닝글로리, 팟타이, 똠양꿍을 배에 가득 담았다.
https://goo.gl/maps/QpsHBYjRirxMmMbv5
오후에는 '피피 섬'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