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의 낙화가 처절하다는 말은 들었어도 이렇게까지 뚝 떨어질 줄은... 마감일 임박한 논문 털어내려 이 새벽에 아산 연구실에 와서 가장 먼저 보고파 베란다 문을 열었더니 이런 모습으로 맞을 줄은...
이별은 어느 모양으로도 아프다. 꽃이 가지에서 떨어지는 것이 인연이 다한 사람에게서 떨어지는 것을 연상케 하는 상실감을 주는 동백의 낙화. 어느새 겨울과 결별하기 위한 씨름이 시작되는 시기가 되었음을 알려주기도 하는 동백의 낙화.
떨쳐내는 것이 얼마나 질긴지는 꽃을 샘 하는 마지막 추위의 난동 속에서 또한 깨닫겠지. 난동이면 어때? 질긴 인연으로 한 계절 적응하며 내 몸의 일부처럼 익숙했던 시간이었잖아? 겨울이 그 정도는 샘 부리고 질투를 해줘야 지나간 시간에 덜 미안하잖아. 난동이라 해도 그냥저냥 용서하며 새로운 봄에 설레고.
사람의 인연도 그렇듯. 모두 돌고도는 인연이고 운명이고.
그래도 난 그렇고 그게 굴러가는 시간의 수레바퀴를 타고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고.
동백의 처절한 안녕. 홀로 안녕을 외치며 어느 틈엔가 스러졌을 너. 그때 난 뭐 하고 있었을까? 홀로 외롭게 아플 때 아무도 없어 서러웠던 그 기분. 나도 잘 알지. 잘 아니까 더 아프네, 나의 동백. 겹동백이었는데....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