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장이 강한 민족으로 손을 꼽으라면 우리 민족이 아마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난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결정적인 단점은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정치적 색깔로는 중도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난 늘 민주당 쪽에 투표를 했다. 따라서 이번 대선 결과는 적지 않은 실망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실망감 때문에 저들처럼 유튜브와 같은 개인 방송 미디어에 가짜 뉴스를 송출한다거나, 페북과 같은 SNS를 이용하여 눈 뜨고 볼 수 없는 모욕적인 언사들을 쏟아낸다거나 하는 일을 하고 싶진 않다. 기득권층들의 이런 꼴불견은 절대 닮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로서 얼마나 추잡하게 보이는지 이미 내 눈과 맘이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현재의 주변 정세는 짐짓 솥뚜껑을 바라보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을 다독이는 형세이기 때문에 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상 우리 한반도에는 여러 나라가 세워졌다가 망했다를 반복했었다. 이 중 나라가 망했을 때의 패턴은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 나라가 망하는 첫 번째는 지도층의 부패이다. 지도층의 부패로 인한 민생고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떠넘겨짐으로써 국민의 분열이 있게 된 것이 그 두 번째이다. 국민의 분열로 인해 나라가 소란스러운 틈을 타 외세가 침입을 한 것이 그 세 번째이다. 고려 패망이 그랬고 조선 패망이 그랬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비선 실세로 부패할 대로 부패했던 이전 정권을 다시 선택했던 국민들을 어찌 탓할 수 있을까! 그러나 어떻게든 국론의 분열로 인해 우리 국민끼리 싸우고 있는 틈을 타, 돌아가고 있는 세계정세가 그리 녹록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해방 후 한국 전쟁 이전까지 5년간 친일파 척결과 공산당 몰이로 시끄러웠던 시간들이 결국 이 땅에 전쟁이 기어들어오는 것을 허용했던 지난 역사를 돌이켜야 한다. 늘 자국의 분열을 타국의 침략으로 극복했던 일본, 중화사상으로 호시탐탐 한반도를 삼키려는 중국, 언제 스러질지 몰라 자폭밖에는 길이 없어 보이는 북한. 현시점에서 가장 불안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현 러시아이다. 이런 틈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여태껏 살아본 적이 없는 시대"가 지금의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경제, 사회, 문화적 지각변동이 있는 이때 대한민국이 놓은 현실은 국론과 국민 분열, 시대착오적인 이념 대립, 그리고 전쟁위협이다. 내가 선택한 대통령은 아니지만, 윤석렬 당선자가 "국민 통합"을 말했다는 점에서 매우 컸던 상심이 어느 정도는 안정이 되는 것 같다.
가야 할 길은 너무나 험하지만, 우리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라면 일단은 한 번 믿어보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해결할 과제가 너무도 많은 고로. 또한 함께 나아갈 대한민국의 선봉장을 기대했던 이재명 님께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따라서...
그래도 우린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