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 맘에 항복하기로 했네.
그동안은 나.
자연스레 이는 맘을 억지로 억지로 누르려했지.
바다의 출렁이는 파도를 인간의 힘으로 누를 수 없듯이.
내 맘의 일렁임을 어쩌지 못해
내 내면은 늘 힘겨웠지.
감당할 수 없는 거센 물결이 출렁거릴 때마다
내 내면은
해일을 피하고픈 연약한 인간들의 해변 마을처럼
긴장하고 부서지고 너덜너덜했던 거야.
이젠 내 맘을 누를 수 없음을 깨달았지.
내 질기고 거센 마음이
때로는 잔잔한 물결로, 거센 파도로, 성난 해일로 다가와도.
담담하게 맞는 해벽처럼.
내가 이 질긴 맘을 해결하러 나아갈 수 없다면
이 자리에서 그냥 해벽이 되어 맞기로 했네.
이젠 내 맘이 하는 대로 다 받겠어.
가끔씩은 작은 조각조각으로 부서져 성난 해일 속에 파묻혀도 좋아.
거센 파도에 맞아 아파도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이려 하네.
혹여나 잔잔한 물결로 평화롭다면 그것으로 위로가 되기도 하네.
이젠 내 맘에 항복하기로 했네.
내 맘을 해결하려 누르지 않겠어.
짓거리는 대로 그냥 받아들이겠어.
애초부터 내 맘과는 대결할 수 없었음이었네.
내가 졌네.
항복하네.
항복하고서야 비로소 행복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