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에서 주로 하는 음식이다. 친가 문경, 외가 예천인 나로서는 어린 시절부터 익숙한 음식이다.
배추전 하면 우리 친할머니, 외할머니 많이 생각난다.
엄마와 친할머니가 친정이 같은 터라 할머니는 친정의 이웃에서 며느리를 본 덕에 사돈이 어찌나 친하고 의가 좋았는지 모른다.
대전 아들네인 우리 집에 할머니가 오시면 동네 할머니들 모아놓고 종일 배추전을 부쳐대셨다.인근 사시던 외삼촌댁으로 나와서 함께 대전에 사셨던 외할머니도 사돈 대전에 떴다 하면 버선발로 쫓아오셨다. 할머니가 뜨는 곳이면 늘상 사람들이 북적북적하였는데, 대전이라고 예외는 아닌지라 늘 오실 때마다 동네 할머니들이 대동단결하여 한판 상을 벌이며 노셨다. 할머니 다시 시골 내려가시면 동네 할머니들이 못내 아쉬우셔서 날 보실 때마다 너희 할머니 언제 다시 오시냐고 물어오셨다.울 할머니는 어딜 가나 어떤 생소한 사람들과도 잘 사귀어 그 동네 스타가 되곤 하셨다.
울 할머니 푸짐한 인심의 상징인 저 배추전은 어린 시절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늘 밀가루 부분만 발라 먹곤 했다. 기름에 지져진 배추는 목으로 넘기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할머니 돌아가신 후로 언젠가부터 내 가슴속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상징처럼 남아있는 저 배추전이 커서는 어찌나 맛있는지!
주변에 하는 곳도 없고 나도 할 줄 몰라 친정에 가거나 애련 언니네 집에 가서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최근 예천 사는 한 유튜버의 채널에 우연히 닿은 것도 저 배추전 때문이었다.
서툰 솜씨로 솥뚜껑에 부치는 배추전을 보니 울 할머니들 생각에 살짝 울컥했다. 난 솥뚜껑에 부치는 걸 본 세대가 아니지만 전기나 가스 안 들어오던 시골 살던 시대에 울 할머니들 저렇게 부치셨겠거니 싶은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