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랑한다는 말 달고 사는 남편에게 "하나도 안 사랑해!" 하며 툴툴거리는 게 일상인 나. 어제저녁 아이들에게서 모처럼 벗어나서 커피숍에 앉아 논문 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남편이라면 진짜 살 맛 안 나겠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 듣고 허구한 날 불평불만만 듣고 있다면 집에 들어오고 싶을까 한 게.
잠에 들려는 남편에게 물었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안 해주고 늘 툴툴대는 날 뭘 믿고 내가 사랑한다 확신하냐고.
"아이들이 있고, 아이들 이렇게 잘 크는 게 당신이 날 사랑한단 말이지 더 이상 뭐가 필요 있어?"
역시 내 남편이다. 여자는 꼭 말로 해줘야 사랑하는 줄 안다고 하고, 남자는 행동으로 해줘야 안다고 한다. 그리 본다면 우리 부부는 찰떡궁합이다. 늘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남편. 책임감만큼은 엄청 강해서 내게 맡겨진 일들만큼은 완벽하게 하려는 나.
내가 아이들에게 쏟는 사랑이 남편을 향한 사랑이 아니고 뭐겠냐는 남편의 논리가 꽤 그럴듯하다. 역으로 남편의 가정적인 성격 역시 나를 향한 사랑이란 뜻이겠지! 연년생 키우느라 손목, 관절, 팔, 어깨, 허리, 다리, 관절 다 나가도 나 아픈 것보다는 애들 걱정이 먼저이고 애들 생각으로 모든 것이 다 맘이 가 있는 것이 바로 자식 사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남편 사랑이라는 것.
부부는 서로 키우고 서로에게 스승이라더니 내 남편은 진짜 내게 그렇다. 인생은 사랑 배워서 하나님 배우는 과정이라고 노우호 목사님께서 가르치신 것처럼, 이렇게 이렇게 하나님 배우고 깨달아가니 일상이 비록 퍽퍽해도 결과는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