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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육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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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민경 Jul 02. 2020

집사는 훈련된다

큰 고양이 뚱띠 이야기

츄르가 먹고싶어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츄르는 길다란 비닐주머니에 담겨 있어요. 이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홍삼스틱, 맥심 커피 등이 있지요. 길다란 비닐에 담긴 무언가만 보면 달려듭니다. 다 자기 간식인 줄 압니다. 맥심커피 몇 봉을 이빨로 뜯어 놓았나 몰라요. 은근히 사고뭉치 입니다. 오늘은 홍삼스틱을 먹으려고 꺼냈더니 뚱띠가 달려들어요. 먹으려고 난리가 났어요. 찢어서, 냄새를 맡게 하게 하니, 실망해서 저리로 갑니다. 뭔가 고소합니다.


 

이거 뭐냥 간식이냥




츄르를 가져오너라

저렇게 간식을 좋아하는 뚱띠는, 간식이 먹고 싶을 때 간식 껍데기를 가지고 옵니다. 집사가 장난감을 던져주면 물어오는 놀이도 참 좋아하는데, 그 놀이를 하고 싶을 때는 장난감을 물어 옵니다.이것 뿐 만이 아닙니다. 화장실이 더러우면 그 앞에서 야옹야옹 치워 줄 때까지 울고, 밥 그릇에 밥이 없으면 줄 때까지 웁니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의사표현을 하면 거의 들어주는 편인데 그땐 진짜 제가 집사인 것을 , 고양이가 주인인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밥 그릇은 뚱띠의 보물창고

뚱띠는 소중한  츄르 껍데기, 장난감 등은 밥 그릇에 보관합니다. 때로는 그릇만한 큰 인형이 담겨 있을 때도 있고, 오뚜기가 담겨 있을 때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죄다 밥 그릇에 넣습니다. 우리가 맨날 치워도 넣습니다. 쭙쭙이가 조금 자라니 쭙쭙이도 똑같이 따라하더라고요. 이유가 궁금해 찾아보니 관심을 얻기 위해, 간식이 먹고 싶어서 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냥 밥이 좋고 장난감이 좋고, 그래서 다 모아두는 것 같습니다.

추신) 햇반 껍데기는 고양이들이 참 좋아하는 장난감 입니다. 비싼 장난감 다 씹어 먹습니다. 엄청 좋아합니다. 돌돌 말리면 더 좋아합니다. 근데 말려 있지 않아도 가지고 놀다보면 말리더라고요.


딩굴 딩굴 뚱띠는 평화롭습니다.


따사로운 햇빛아래 망중한을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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