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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민경 Oct 19. 2020

육묘 일기 9- 즐거운 생활

아기 고양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생활 

9.1. 쭙쭙이와 밤 산책 
모자에 쏙 들어갑니다. 

   쭙쭙이를 데리고 밤 산책을 갔다. 편의점에 가서 편의점 마스코트 고양이 멍멍이(고양이 이지만 강아지 같이 생겨서 멍멍이이다) 도 만나고, 편의점 언니에게 예쁨도 듬뿍 받았다. 오는 길에 바닥에 쭙쭙이를 두고 그냥 가는 척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쫄랑쫄랑 쫓아왔다. 진짜 세상에서 이보다 귀여운 생명체는 없을 것 같다.

쫄랑쫄랑쫄랑쫄랑

  

9.2 벌레 불쌍해 

  우리집에는 벌레가 잘 들어 온다. 허리가 잘록하고 호랑무늬가 있는 무섭게 생긴 벌도 들어 온다. 집에 벌이나 나방이 들어오면 오빠는 외친다. 


  "어떡해...불쌍해...."

  

  집에만 있는 돼지인 줄 알았는데, 이놈들도 고양이는 고양이인가봅니다. 사냥을 아주 잘 한다. 

  벌이든 나방이든 바퀴벌레든 집에 들어오고 고양이 눈에 띄면 죽는거다. 단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서.     그러지....싱크대 아래로 들어간 바퀴벌레를 두시간 동안 주시해서 잡아내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잡힌 생명체는 산산조각이 난다. 

  처음 한 두번은 고마웠다. 

   

  "아 쟤도 밥값은 하는구나"


 그러나 반복되다보니 가지고 놀기 위해 저렇게 잡는 게 참 너무 하는 것 같다. 

   커다란 말벌은 어떻게 잡는 걸까? 쏘이지도 않습니다. 무섭지도 않는다. 무서운지 모르는 걸까? 이러니 벌이 들어와도 무섭다는 생각보다 불쌍한 마음이 들지......

  그런데 개미는 왜 안 잡는지 모르겠다. 모기도 안 잡는다. 

  하여튼 고양이는 참으로 얄미운 생명체이다. 

  

고양이는 오늘도 예쁩니다. 


9.3 용맹한 쭙쭙이 

  

  빗자루 질을 하는데 쭙쭙이가 털을 세우고 하악질을 한다. 쭙쭙이에게 빗자루는 털이 긴 맹수로 보이나 보다. 맹수가 앞에서 움직이니 무서운가 보다. 그래도 과감하게 덤빈다. 쭙쭙이는 매우 용감한 고양이 이다. 

  

  몇 달후, 쭙쭙이는 더이상 빗자루가 무섭지 않게 되었다. 내가 빗자루를 할 땐 쓰레기와 빗자루가 움직이는 게 재미있는지 마구 달려든다. 청소하는데 하도 방해가 되어서 쭙쭙이를 들쳐안고 하게 된다. 쓰레기로 축구를 하고, 빗자루와 몸 싸움을 하고 그냥 두면 청소를 할 수가 없다. 엄마들이 청소할 때 아가를 업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쭙쭙이에게 청소는 그냥 놀이 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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