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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Feb 11. 2024

고윤정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47


고윤정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고윤정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전정윤

제목: 전집입니다


정윤이 가게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전집이었다. 

가끔 사람들이 잘못 들어 점집으로 생각해서 정윤이 점을 보는 줄 알았다. 

그럴 때 정윤은 장난으로 한 말이 진짜로 이뤄지기도 했다. 


“너 정말 신기 있는 거 아니야?”

“신기는 무슨, 입맛은 있지, 내가 맛있다고 한 전은 다 잘 되더라”


정윤의 집은 가문대대로 이어져오는 집은 아니었다.

정윤이 처음으로 전을 먹기 시작한 날부터 잘됐다. 

모유를 땠을 때부터 입맛이 까다로웠던 정윤이었다. 


간이 없는 분유 조차도 물의 비율에 따라 맛이 있었는지

잘 탄 분유만 먹던 정윤이었다. 


그런 정윤이 좋아라 잘 먹는 음식은 정말로 맛있는 음식이었는데,

정윤이 설날에 손을 데이면서까지 먹으려 했던 전이 대박이 나서 

전국에서 전이 가장 유명한 집이 되었다. 


“근데 정윤이 니가 맛집이라고 한대는 정말로 맛집이더라”

“맞아, 나 그때 멸치국수 아직도 가 잖아”

“내가 까다롭긴 하지”


정윤은 대한대학교에 합격하면서 부모님이랑 떨어지게 되었다. 


“정윤아, 공부 잘해서 대한대 가는 건 좋은데 우리 정윤이 얼굴 이제 매일 못 봐서 어쩌노”

“엄마, 나 어디 팔려가? 공부하러 가는 거야”

“학식이 맛있어야 할텐데, 정윤아 맛없다고 굶으면 안 된다.”

“아 그럼, 안 굼지”

“안 먹어서 이렇게 얇은 게 아니라, 먹어도 이렇게 얇은걸 증명해야하는건데”

“알았어, 알았어! 안 굶을 게, 엄마도 아빠도 밥 제때 잘 차려먹고”

“우리딸 어쩌노, 혼자 보내 어쩌노, 엄마가 따라깔까?”

“그럼 가게는? 나 대학비는? 엄마, 안타깝게 딸이 최우등, 최우수 이런 게 아니야.. 학비가 필요해”

“알았어, 우리딸, 엄마가 열심히 벌어서 보태줄게, 아니지 4년 정도는 가게 맡겨도 된다. 우리 그정도 있다 엄마랑 같이 갈까?”

“아니야, 엄마, 나도 이제 성인이야!”


그렇게 정윤이 걱정 된 엄마는 겨우 정윤을 보낸다.

정윤은 처음으로 독립이라는 것을 해보는데, 


정말로 주변에 맛집이 없다. 

정윤의 장점은 맛을 느끼는 거고, 단점 또한 맛을 느끼는 것이다. 


“아, 맛있는 게 없네..”


주변 어디를 가도 정윤의 구미를 당길만한 맛집은 없었다.

그러던 날, 학교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렸다. 


가장 입지 좋은 곳이 허물어지고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아 여기 좋았는데, 이제 어디가지?”


정윤도 친구들이 데려가 가끔 갔던 곳이었지만, 

특별히 맛집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아쉬워하진 않았다. 

그냥 싼 맛에 먹는 곳이라고 할까.


그렇게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리모델링이 끝난 가게가 개업을 하는데

전집이었다. 어디서 많이 본 이름에서 옛 향수를 느끼는 정윤이었다.


“설마”


정윤이 가게에 들어서자, 


“아이고! 정윤아! 왜 이렇게 빼빼 말랐어!! ”

“엄마, 이게 무슨 일이야?”


엄마였다. 딸은 무조건 반대할 게 뻔했으니까 

무작정 입지 좋은 곳으로 자리를 잡아 올라온 것이었다. 


“가게는 아빠가 맞고, 나는 우리 정윤이 전 만드려 주려고 했지”

“아니, 내가 알아서 잘 먹는데” 


정윤의 어머니가 하는 전집은 금새 유명해졌다. 

정윤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맛. 


“맛있긴 우리 집이 제일 맛있어”

“그치, 많이 먹어 우리 딸”


그때 정윤은 전과 튀김을 보며, 

맛은 있지만 항상 같은 것만 먹으니까 약간 질리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기름기가 있으니 더욱 그런 느낌이 들어서, 


“엄마, 우리 신메뉴 개발해볼까? 어차피 여기 돈 벌로 온 거 아니라며?”

“어? 신메뉴? 뭐 정윤이 니가 요리는 못하는데 맛만 볼 주 알잖아 가능하겠어?”

“에이, 그러니까 더 가능하지, 내가 맛있다 하면 끝나는 거야 그냥!”


정윤은 다음날 식품과를 찾아가 도와줄 사람을 찾다가

‘선호’를 만나게 된다. 새로운 튀김과 전을 만들 레시피를 찾는 말에 지원했다.


“연구소가 아니라 이런 가게?”


선호는 처음에 가게를 보고 뭐지 싶은 표정이었다. 

선호가 레시피에 대해서 설명했을 때 정윤은 사실 그런 말들이 무슨 말인진 모르겠다.

자신과 엄마한테 열심히 설명하던 아빠의 모습이 떠오르긴 한다. 


“아이고 학생, 잘생겼네, 우리 정윤이 남자친구?”

“네??”

“아니 엄마, 남자인 친구, 우리 새로운 레시피 개발 도와줄 친구야, 식품과”

“아이고! 대한대 식품과면, 전국 최고 식품과네, 그런데 식품과가 뭐한는 곳? 식품..개발하는 곳인가?”


정윤은 그렇게 선호의 도움을 받아서 튀김과 전을 개발해보는데, 

아무래도 그냥 그렇다. 특별히 땡기는 게 없엇다. 


“하긴, 개발하기 쉬웠으면 기존 대기업이나 다른데서 다 했겠지?”


정윤이 반쯤 포기하자, 선호는 오기가 생겼다. 


“아니, 여기서 뭘 빼고 넣고, 소재부터 다시!! 다시 해보자, 그리고 축제 때 학생들에게 직접 평가를 받아보는 거지”

“야, 내가 맛있다고 한 번도 안 한 건,, 내 입맛이 조금 까다로워서 그래, 다 먹을만 하긴 해”

“그럼 왜 맛있다고 안해?!”

“마. 맛있어, 이제 괜찮아”

“아니! 안 괜찮아! 이대로면 나 평생 후회할 것 같아. 어떻게든 너한테서 맛있다는 말을!! 진심으로 들어야겠어!”


처음엔 그냥 재밌겠다는 생각으로였지만, 

단 한 번도 맛있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정윤의 입에서, 

꼭 ‘진심’으로 맛있다는 말을 들어야겠는 선호였다. 

진짜로 억울할 게 정윤이 맛있다고 말하는 정윤의 어머니가 해준 전과 튀김은, 

정말로 맛있었다. 왜 지방 명물이 됐는지 바로 이해가 되는 그런 맛이었다. 

상표로 등록을 했는 지 물었고, 안 했다고 하자 바로 하자고 추진까지 하는 선호였다. 


그런 믿음과 신뢰에서 정윤이 맛있다고 하는 건 

정말로 맛있고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선호였다. 


“어떻게든, 맛있는 튀김을, 맛있는 전을 만들어 줄거야!”


학기 내에는 정규 수업 때문에 서울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서울 이곳저곳 근교를 돌아다니며 소재와 재료, 맛집을 함께 찾아가는 두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도 많이 하고, 연락을 많이 하다 보니 정도 들고, 


어느 날 정윤은 가게에서 실험을 하고 있는 선호의 뒷모습을 보았다. 

얼마나 튀김을 튀겼는지 팔에는 경미한 화상자국이 여러 개고, 

옷은 튀김가루로 미쳐 있었다.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갖가지 재료들.  

누가 이런 걸로 튀김을 만드나 싶은 것들도 있었다.


기둥 뒤에서 일회용 카메라를 꺼내, 

선호의 뒷모습을 찍는다. 


그런데 후레쉬가 터진다. 


“아, 맞다 후레쉬..”


이미 들킨 후였지만, 

선호는 자신을 찍던 정윤을 바라본다. 


지글지글, 튀겨지고 있는 튀김소리가

왜 자기 심장에서도 나오는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였다. 


“…”


서로 응시하다가 튀김이 검게 타오르기 시작하자

얼른 구출해내는 두 사람이었다. 


“아, 이건..”

“튀김은 정말 정직해”

“뭐가..”

“조금만 어긋나도 안 되잖아, 덜 튀기면 안 익었고, 더 익히면 타버리고.. 순식간에”

“그치, 그래서 튀김으로 들어가는 음식은 완벽한 계산 안에 있어야지..”

“누가 보면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정말 어려운 음식이야”

“네 입맛처럼 맞추기 어렵지”

“야, 너 그래도 맛은 못내도, 멋은 있다.”


정윤의 말에 자신의 심장소리가 정윤에게 들릴까 조바심이 나는 선호였다.

얼른 튀김 하나를 튀겨버리는데


“야, 뭐해, 튀김 가루도 안 입히고”

“어? 아.”


얼른 꺼내 튀김가루를 입혔다가 다시 넣는다.


“누드 튀김이냐”

“어.. 어.. 누드 튀김이야”


금방 다시 꺼내는데..


“그래? 어디 그럼 한 번 먹어볼까?”


젓가락으로 튀김을 들어 먹는 정윤,

정윤의 입술과 그 혀가 눈에 들어오는 선호였다. 


‘제길…’을 외치고 있는데. 정윤이 놀란 표정으로 선호를 바라본다. 

선호의 심장이 지글지글 타고 있었다. 뭐지, 왜 저런 표정으로 보는건데??!


“오, 이거 맛있다”


마침내 레시피 개발에 성공한 선호였다.

그런데, 정윤은 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참는다.


만약, 자신이 그런 행동을 했으면 정윤도 조용히 눈을 감았을 거라는 건 

까마득하게 모르는 선호였다. 


“정말? 축제 때 내봐야겠네”


그렇게 정윤과 선호의 튀김/전 레시피 만들기가 막 첫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전으로, 튀김으로 하나가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서막에 오른 것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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