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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358

by 라한
고은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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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설해은

제목: 언젠가, 다시 우리.


셀 수 없는 팬들. 콘서트 예매는 단 1초만에 매진이었다.

그룹 ‘더스카이월드’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심지어는 북한에서도 스카이월드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여러분 사랑해요!”


스카이 월드가 손을 휘저으며 자신들의 공연을 보러 와준 패들을 위해 소리쳤다.

그러자 팬들도 그에 화답했다.


“저도 사랑해요!”


해은은 특히 앞에 나서서 스카이 월드에 대한 환호성을 질렀다.

너무나 사랑한다고, 몇 번을 외치고 더 외쳐도 모자는 게 스카이 월드에 대한 사랑이었다.


“사.랑.해.요. 스.카.이.월.드!”


평생을 함께 해요. 우주가 멸망해도, 정말로 하늘이 무너져도 우리는 함께하자는 약속을 한 가수와 팬이었다.


그러나 시간을 이길 수 있는 건 없었다.

오래전 조선의 어떤 왕도,


-다만 내가 두려원 것은 역사일뿐이다.


라는 말을 했듯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영원할 거 같았던 사랑을 주고 받던 팬과 가수들의 사이도 숙원해졌다.


여전히 그 시간대에서는 밝게 빛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여전히 스카이월드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많았다.


다만 이제, 9명이던 스카이 월드는 단 2명만이 그룹의 이름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해은은 소원이 있다면,

다시 한번 완전체 스카이월드를 만나고 시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청춘을 다 받쳐 사랑했던 그룹. 스카이월드.

이제는 스카이월드의 노래를 들으며, 무대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운 가수들.

그리고 그 가수들을 보며 다시 가수의 꿈을 키운 어떻게 보면 스카이월드 8세대라고도 할 수 있는 가수들이 메인 무대를 펼치고 있었다.


연말 시상식, 올 한 해를 가장 빛나게 한 가수에게 주는 SW상. 스카이월드 상이었다.

그 가수상을 받은 인물이 다시 한번 스카이월드에 대한 환상을 말했다.


“제가 어렸을 때, 가수 대지의 충격이 이 상을 받으며 말했죠. 나의 우상 ‘스카이 월드’에게 이상을 받칩니다 라고. 저는 그때 스카이월드를 처음 알았어요.”


그는 그때 처음 스카이월드의 노래를 들었을 때 마치 신의 선물과 같은, 마치 세실리아가 마지막으로 불렀다는 노래처럼, 불꽃의 날개를 가진 천사가 나타나 세실리아에게 화관을 씌워졌다는 순간의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언젠가 그 위대한 전설이 이 무대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그는 그렇게 마무리했다. 원래 시상자가 소감을 말하면 박수가 곧바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해은은 이 장면을 지켜봤다. 자신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수상인이었다. 자신이 언젠가 무대에서 시상을 하게 된다면, 모두가 지켜보는 자리가 있다면 꼭 한 번 외치고 싶은 말이었다.


“언젠가, 그 위대한 전설이 다시 무대로 돌아와 주기를.”


사람들은 단지 그들이 무대위로 올라와 옛 노래를 립싱크만 해도 행복해할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게 해은 뿐만이 아니었는지, 박수 대신, 눈물을 닦는 사람들이 많았다.


흐르는 눈물을 먼저 닦다가 박수를 놓친 사라들이었다.


곧이어 박수가 쏟아졌다. 위대한 가수에 대한 경외감. 그렇게 사람들은 또 다시 수 십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스카이월드’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스카이 월드가 부른 위 아 더 월드 원. 그 노래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주었다.


해은은 올해 대상을 받은 가수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가수가 그리워하는 스카이월드가 정말로 대단해 보였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다시 오랜만에 스카이월드의 영상을 보는 해은이었다. 이제는 다 외워버린 영상 속이었다. 자신이 직접 가서 이 영상을 찍은 게 자랑이었다.


스카이월드의 무대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었고, 사랑이었다.


“정말, 다시 안 와주나.”


이제는 50대, 60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겠 지만 그래도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들은 뭘 하고 있는 지 찾아보는 해은이었다.


해은뿐만 아니라 이미 방송국에서 스카이월드를 찾아본 이력은 많았다. 그러나 그들이 방송에 출연한 기록은 없었다.


“차라리 죽었다면, 포기라도 할텐데”


다행히 부고 소식도 없었다. 그렇다면 같은 지구의 하늘 아래 살고 있는 건데, 어디서 살고 있는 건지, 그룹명처럼 하늘 세계로 가버린 게 아닐까 걱정했던 마음은 한시름 덜 수 있었다.


그때 누군가 해은을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설해은씨죠?”

“아. 네 안녕하세요. 뮤직방송국(MUBS)에서 저를?”

“예전에 스카이월드 팬클럽 회장으로 활동 하신 적 있으시죠?”

“어. 네. 10년 전이긴 하지만.”


회사로 대뜸 자신을 찾아온 그는 방송국 PD였다. 그는 곧장 자신이 해은을 찾아온 이야기를 말했다.


해은도 이제는 엄연히 회사의 대표였다. 이제는 자신의 사업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스카이월드의 노래를 들으면서였다. 입사초기부터 퇴사 이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지금까지 스카이월드의 노래와 함께였다.


“지금 나오는 이 노래도 스카이월드 노래죠?”

“아. 네. 잘 아시네요?”

“모를 수가 있나요. 스카이월드는 그 자체로 영광이니까.”


해은은 정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스카이월드를 쫓아다녔다. 그런 엄청난 사랑 덕분에 마지막 스카이월드 팬클럽 회장으로 등극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하필 자기 대에서 활동을 멈춰버린 스카이월드였다.


“안녕하세요. 팬 여러분.”


그때를 떠올리니 다시 눈물이 맺혔다.


“오늘은 저희의 마지막 노래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네?”


무대 위에서 갑자기 나온 단어. 그건 ‘마지막’이라는 세글자였다.


“마지막이라뇨!”


모두가 같은 소리로 말했다.

박수칠 때 떠나려고 하는 건가? 하지만 그건 스포츠에 해당하는 말이지 엔터사업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안돼요!”

“절대!”


9명으로 시작한 스카이월드는 어느새 6명이 되었다.

처음에 8명이 됐을 때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자는 이야기가 있었고, 한 사람이 게스트로 들어왔다. 그러나 팬들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쳐 결국 8명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때 이후 스카이월드가 이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건 팬들은 몰랐다.

이후 나온 방송 프로그램 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자신들의 행동을 뼈저리게 후회하는 팬들이었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았다.

팬들의 기대에 충족하는 삶은 쉽지 않았다.


팬들은 여전히 스카이월드를 숭배했지만, 그 숭배로 인해 지칠 때로 지쳐 버린 스카이월드는 새로운 피를 수혈해서 다시 초심을 되찾으려 했다.


그러나 아무나 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비공개로 최고의 멤버를 뽑았는데, 갑자기 도로에 누워 버리는 팬들이 있었다.


스카이월드와 전혀 상관없는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스카이월드 해체 반대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직접 담화문으로 스카이월드의 해체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옥좌가 더욱 그들을 처참하고 힘들게 만들었다.


그렇게 스카이월드는 6명이서 해체됐다.


이후 10년 후에 4명의 스카이월드가 모여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때도 여전히 1초만에 객석이 매진되었고, 밖으로 세어 나오는 노래라도 들으려고 월드컵 경기장에는 당시 거의 100만에 육박하는 팬들이 몰렸다.


아직도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진 가수라는 게 입증이 된 스카이월드였지만, 그게 그들의 마지막이었다.


그때 정식 활동 당시 마지막 팬클럽 회장이라 해은에게도 초대장이 왔었다. 그리고 경기장에 찾아가서 그들의 노래를 들었다.


9명이던 스카이월드가, 고작 4명만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이미 한 명 한 명이 무대를 모두 채우고도 남을 위대한 인물들이었다.


“아쉽긴 하지만, 행복했었지.”


해은은 그런 이야기들을 PD 앞에서 했다.

PD가 해은에게 부탁한 스카이월드에 대한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카메라 앞이라서 조금 떨리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자기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할 이야기였으니까.


“정말 대단했죠.”


마치 전설을 이야기하듯, 이야기하는 해은이었다.


“저희가. 그 스카이월드 모두를 다시 모아보려고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요.”


피디는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아직 보니까 다행히 정말 스카이월드로 가버리신 분은 없다는 걸 확인했다고.


“아홉명이.. 다 모이는 날이라.”

“정말 아홉 명이라고 생각하세요?”


해은은 PD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스카이월드는 정말로 아홉 명인가?


당시 대부분이 스카이월드는 9명이다! 라고 말하긴 했었다. 그러나 일부 측면에선, 사실 이 팬들도 많았으나 워낙 거대한 팬덤이라 묻히긴 했다.


해은도 그 일부 중에 하나였다.


스카이월드는 9+1이다! 그래서 총 10명이 스카이월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원래 스카이월드에 들어와서 활동했던, 사실 아주 짧은 기간 2달간 활동을 했었던 가수가 있었다.


그는 이미 혼자서도 엄청나게 위대한 가수가 되어 있었다. 현재 보컬 계의 거두로 여전히 활동중이었다.

아마 그 때 팬덤이 그를 맡이 했다면 스카이월드는 어쩌면 지금도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지 않았을까?


유일하게 SW상을 거절한 유엔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가수였다.


“어, 공식적으로 아홉명이라고 하지만, 저는 사실 10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유엔아이도 스카이월드 출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은은 카메라 앞이라서 그런가, 이제는 몇십년 전의 가십이 되었지만 살짝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그러시군요.”


피디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잘못 말한 걸까? 아니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이제는 팬들도 그냥 그렇구나 생각할 꺼야 싶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피디의 말에 화색이 돈 해은이었다.

이럴 거면 왜 그렇게 뜸들였을까! 괜히 가슴 철령거렸잖아! 라고 불만이 나왔다.


“그래서, 그 10명을 한 무대에 다 모셔볼까 합니다. 가장 위대한 전설의 새로운 시작인거죠.”

“네...?”


피디의 말은, 그러니까, 사실 누군가 상상해봤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무대에서 일어난 적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볼 수 없는 그런 일이었다.


“그런 게? 가능할까요?”


해은이 정말 조심스럽게 물었다. 가능하다면 정말 그런 무대가 가능하다면 너무나 보고 싶었다.


“그걸 만드는 게 저처럼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능력 아닐까요?”


해은은 갑자기 피디가 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였다.


“와…”


누군가 한 번은 상상할 법한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사람이 있다.

비록 아직까지는 그걸 현실화시키지 못한 피디였지만,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정말.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좋기만 하겠어요?”


해은은 피디의 마지막 말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 네?”

“뿌듯도 하겠죠.”


하긴, 뿌듯하겟지. 정말 그걸 해내면 피디는 엄청나게 뿌듯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겠네요.”


살짝 박수를 치는 해은이었다.


“그러니까, 같이 하실거죠?”

“네?”


어안이 벙벙해진 해은이었다.

아. 뿌듯할 거란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싶었다.


거절할 수 없는, 그런 제안이었다.

꿈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이세상에 있을까 싶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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