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자격, 그리고 조건
자격, 그리고 조건
봉투에 적힌 이름을 받은 정연은 일단 두 사람을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정연은 몸이 괜찮아진 후 바로 움직였다. 적힌 대로 찾아가니 두 사람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알고 지내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아 봉투를 보며 의아함을 느끼는 정연이었다. 성을 뛰어넘은 사랑인 줄 알았는데 아직 두 사람은 서로를 모르는 눈치였다.
처음, 좀 더 어린 정훈의 주변을 살피는 정연이었다.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게 자신의 일인가, 아니면 이어주는 것 까지가 자신의 일인가, 어디까지 해야 하는 지도 명확하지 않은 일이었다.
고민했다. 어떡해야 할까? 정연의 고민을 옆에서 보던 빅이 무슨 일이냐며 물었다. 정연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했다. 혼자서 그저 고민에 빠져 있을 뿐이었다. 정훈은 이제 막 대학을 다니는 늦깎이 신입생이었다. 그저 학교와 집, 그리고 가끔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게 전부였다. 가끔 이성과 어울려 다니는 모습들을 보였다. 편지에 적혔던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는 정연이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지금까지는 하나 밖에 없었다. 음악이었다. 두 사람은 사랑보단 음악으로 연결됐다가 더 잘 맞는 표현이었다. 정훈은 대학도 그런 전공을 선택하여 학원, 집을 드나들었다. 주훈은 지금은 음악에 대해서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지만 이전에 가수였던 이력이 있었다. 그 점을 빼고는 두 사람은 사는 곳도 달랐고 어떤 연결점도 없어 보였다.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살 수 있게 된 전망 트인 방에서 도시의 모습과 강과 산이 보이는 전경 앞에서 긴 한 숨을 내시는 정연이었다.
“뭐 어쩌라는 거지”
이름도 모르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참 우습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다 문득 비친 달빛을 따라 고개를 들어 하늘 빛에 가득한 그녀가 있었다. 달빛은 그가 그리워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 형태로 변해 있었다. ‘제길’. 보고싶었다. 그런데 어디에 사는지도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다. 사랑이라기 보다는 미련 같아 보였는데 차마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사랑의 신을 죽인 죄가 컸다.
무대에서 정연이 쓰러진 후, 처음 사람들은 걱정을 하다가 이제는 언제 다시 연극을 시작하는지 따져 물었다. 정연의 눈치를 살폈던 동료들도 이제는 정연 덕분에 만들어진 극단에서, 너무 오래 쉴 수는 없으니 주인공을 바꾸어서라도 무대를 우선 올려야 하는게 아니냐며 말들이 나오고 있었다.
매니저는 정연에게 그런 소식들을 전하지 않았지만 사람의 말은 이상하리만큼 빠르고 정확하다. 특히 모난 말은 더 빠르다. 자신이 연극의 복귀보다 다른 일에 몰두했던 것은 사실이었기에 반발감은 생기지 않았지만 서운한 감정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이 아니었으면 꾸려지지 않았을 극단이었는데, 며칠이나 되었다고 이런 식으로 대화가 오고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실망스럽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 다음 들은 소식에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그런 소문이 난 사실을 알게 된 정연을 포함한 모든 극단의 노동자들의 사용자, 고용자 빅이 소문에 관련된 모두를 잘라버렸다. 단순 명료했다. 이 무대의 주인공이 누구고, 주인이 누군지 극단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 확실히 알렸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공연이 없어서 10년동안 무대를 올리지 않았던 극장의 주인이었다. 극장의 이름대로 마음대로 였던 사람이었다. 이번의 일도 마찬가지였다. 정연에게 전혀 언질을 주지 않았다. 정연이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도 몰랐다. 그저 마음에 들지 않는 행위를 발견해 바로 차단해버린 것일 뿐이었다.
그러자 그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피켓을 들며 거리로 나왔다. 매스컴은 이 뜨거운 감자를 놓치지 않고 자신들의 의견이 섞인 주장들을 진실인 것처럼 회색 종이에 실었다. 빛도, 어둠도 아닌 그저 진실을 추구한다던 회색의 의미는 이미 그 본질을 잃은 후였다. 그제야 빅이 찾아왔다. 그러면서 사랑의 신처럼 사람들의 정보가 가득한 문서를 내밀었다. 이유는 달랐지만 이게 뭐냐며, 자신의 상황이 우스워 헛웃음을 짓는 정연이었다.
빅이 내민 문서에 적힌 정보들은 새로운 극단을 꾸리기 위해 마련된 사람들의 정보였다. 정연은 말없이 문서를 내려놓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빅이 결정하면 연락하라며 문서만 남기고 떠났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생각했다. 모두 사랑, 또는 사랑의 신 때문이었다.
눈을 감고 생각하려 했다. 문득 떠올려버린 그녀의 얼굴만이 또렷했다.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잠을 청해 보려고 해도 그녀를 본 잠이 넌 잘 수 없겠구나 했는지 오지 않았다. 다른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어디로 갈 수도 없었고, 그대로 있기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너무 무능력해 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니 슬퍼졌다. 얼마전까지 아무나 설 수 없는 무대에서 주인공으로서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자신이었는데, 이제는 너무도 초라해져버린 자신이었다.
정연은 봉투에 적힌 김주훈과 이정훈을 찾아갔다. 무작정 이 사람 아냐고 물었다. 대답은 개무시였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시선을 통해 두 사람이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이후부터 고민은 계속됐다. 무언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도착해야 하는 목적이라도 안다면 어떻게서라도 가고야 말겠는데, 이는 어떡하란건지 도저히 아무것도 모르겠다.
“어쩌라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나 대단한 전경을 바라보며, 불만 섞인 목소리로 혼잣말했다. 그랬더니 마치 혼잣말처럼 대답이 들렸다.
“사랑은 원래 답이 없다”
자신의 생각이었을까, 누군가의 대답이었을까? 알 수 없었지만 들렸던 말이었다. 아직 두 사람마저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던 정연에게 새로운 정보가 도착했다. 문득 돌아서 보니 식탁위에 올려져 있는 편지였다. 예고도 없이 덥석 이런 식이라니, 신의 취향 한 번 고약하네 하고 생각하는 정연이었다.
종이를 열어 보니 이번에는 진짜 사랑일 것 같은 여자와 남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래, 이런 게 맞지 하다가 주변에 아무도 없었는데 신이 바람으로 왔다 간 건지 꿀밤 한 대를 맞은 느낌이 들었다. 아파진 머리를 어루만지는 정연이었다.
역시 아무도 없었는데, 마음속에 자신의 생각인 건지, 신의 말씀인 건지 무언가 울렸다.
‘사랑에는 조건이 없다.’
후, 그 놈의 사랑 때문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어느새 그려버린 그녀의 초상화를 바라보는 정연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온 세상을 담은 우주보다 귀한 그녀를 볼 수 있는 언젠가를 상상해본다.
다시 공연을 열게 되면, 그 공연을 보러 다시 와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려면 공연을 올려야 하는데, 새로운 단원들을 훈련시키려면 또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기존의 단원들과 함께 공연을 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다시 보게 되면 무슨 말을 할까, 첫눈에 반했다고 말해야 할까, 이름부터 물어야 할까, 일어난 적 없는 일을 상상하는 일이었기에 떨렸고, 설렜다. 지금은 상상 속에만 가득한 그녀였지만 언젠간 꼭,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 믿었다. 꼭 찾아내고 말겠다고 다짐하는 정연이었다.
밤이었지만 어둡지는 않았다. 아래로는 꺼질 줄 모르는 빌딩에서 나오는 색색의 빛들이 있었고 하늘에는 어디서부터 왔는지 모를 아득히도 먼 여행 길에 오른 빛들의 춤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정연과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던 정훈은 자신을 찾아와 문득 아저씨 사진을 보며 아냐고 물었던 그를 생각했다. 그 아저씨의 사진을 처음 봤을 때는 모른다고 대답했지만 낯설지는 않았다. 이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아버지의 납골당에서 아버지와 나란히 서 있으며 브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저씨였다. 아버지의 오랜 친구 사진을 보며 아냐고 묻던 그 사람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정훈은 생각했지만 이중에 답이 있어도 맞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자신이 태어난 후 얼마 안돼서 돌아가신 아버지, 그는 몇 십년 전 국가를 흔들었던 최고의 가수 중 하나였다. 그렇게만 들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걸 받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를 싫어했다. 남겨진 자신과 어머니는 어떡하라고, 아버지가 없어도 혼자서 두 사람 몫의 사랑을 느끼게 해줬던 어머니가 있어서 외롭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라는 존재의 무게는 그렇게 가볍지 않았다.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했건 그런 건 상관없었다. 지난 명성들은 현재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도 못했다. 그저 운동회 때, 반상회 때, 집을 나서며 다녀오겠습니다. 말할 때, 집에 돌아와서 다녀왔습니다. 말 할 때, 있어야 할 것이 없었을 때의 상실감은 그런 명성들이 채워주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있었기에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랑 둘이 여행을 다녀온다던지, 함께 노는 이야기들은 어렸던 정훈에게는 생각보다 깊은 상처를 남겼다. 내색할 수 없었던 상처기에 치료되지 않았고, 그대로 곪아 버렸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어떤 위로도 되지 못했고, 어떤 해결도 하지 못했다. 가장 싫었던 건 아버지의 재능을 자신이 물려 받은 일이었다.
가장 싫은 게 노래였는데, 가장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노래였다. 그게 너무 싫었다. 자신에게서 자신은 보지도 못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싫었다. 그래서 재능이 있었음에도 음악을 하지 않았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수진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취해서 노래를 부르는 정훈에게 먼저 말을 건넸던 수진이었다.
“너 노래 참 잘한다?”
수진이는 실용음악과로 미래에 가수가 될 거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반갑다. 미래의 라이벌이라며 인사를 했다. 얼떨결에 붉어진 볼로, 별빛의 반짝임으로 인사하는 수진의 인사를 받은 정훈은 그날부터 수진을 마음에 품었다. 달과 별들에게만 그 사실을 알렸던 정훈이었다.
그렇게 자신도 새롭게 꿈을 품었다. 재능이 뛰어난 탓에 수진이 다니는 실용음악과에 실기로만으로도 합격을 했다. 아버지가 가요계의 전설인 이무태라는 사실을 숨겼다. 한부모가정으로 그저 자신의 부모는 어머니 뿐이라며 가족을 소개하는 정훈이었다.
수진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는 정훈이었다. 가장 싫어했던 노래를 시작한 것도 모두 수진 때문이었다. 그랬는데 너무 뛰어난 재능 탓에 수진과 멀어질 뻔했다. 학교에서 한 명에게만 주어 지는 공연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면서 수진은 축하해줬지만, 뒤에서 몰래 우는 모습을 정훈이 보고만 것이었다.
어떻게 수진을 대해야 할지 몰랐다. 무대에 오르는 것 따위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중요하지 않았기에 교수한테 자기 대신 수진을 올려 달라고 했지만 학교의 선택을 뒤집을 수 없다는 교수의 입장이었다. 그 이야기가 또 소문으로 퍼져, 수진은 정훈을 멀리했다.
“넌 날 뭘로 보는 거야?”
그 소식을 듣고 찾아온 수진은 냉혹했다. 그동안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달도 없고, 별도 없는 밤의 모습이었다. 차갑다 못해 얼어서 아팠다.
“수진아, 나는”
“내가 우습지?”
아니라고 해야 했는데, 놀란 마음은 바보가 돼서 아무 말도 못했다.
“노래 잘 부르는 네가 좋았는데, 좋은 라이벌이라 생각했는데, 너는 내가 우스웠구나”
차갑게 돌아선 수진에게 따라가 아니라고 말하며 빌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는 무대 따위는 아무 상관없는데, 그깟 무대 따위는 아무런 안중에도 없고 소중한 건 넌데, 왜 그 무대 때문에 너를 잃어야 하는 건데, 정훈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대가 싫었다. 정말로 싫었다.
그러면서 찾아온 정연이 남긴 한마디.
“내가 왜 왔냐면, 네 불가능한 사랑을 도와주려 왔지”
그 말 한마디는 정훈에게 희망을 품게 하였다. 수진과 화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 하였다.
정훈이 무대에 올라야 하는 날이었다. 그렇게 쏘아 부쳤던 자신이 너무했나 생각하는 수진이었다. 무대를 보러 관중에 섞였다. 끝나면 미안한다고 말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정훈은 그림자조차 비추지 않았다. 메인 무대는 갑작스럽게 변경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잃어버렸던 꿈의 조각을 들이민 정연의 모습이 떠오르는 주훈이었다. 그가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던 사진의 주인공은 낯설지만은 않았다. 모른다고 대답했으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래전 함께 꿈을 꾸었던 동료인 무태와 닮아 있었다.
무태가 죽고, 그룹을 떠난 후 애써 외면 했었던 지난 역사였다. 이제 와서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계속 외면하면 되는 일이었는데, 잘못 펴진 책 속에 적힌 글귀가 잊히지 않듯이, 정연이 물어왔던 사진의 주인공이 무태의 아들이라는 생각이 난 후부터, 돌아가고 싶을까봐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과거가, 무너진 댐의 홍수처럼 밀려왔다.
담배를 입에 물었다. 끊었던 노래와 함께 시작한 술이며 담배였다. 긴 숨과 함께 고민을 털어냈다. 고민이라기보다는 미련이었다. 언젠가 고민은 이미 마음은 출발했고, 그 마음이 돌아오기 전까지 기다리던가, 찾으러 가던가 하는 거라고 말하며, 난 내 마음을 찾으러 간다. 하며 무대에 오르던 무태를 떠올리는 주훈이었다.
그러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30년간 버텼는데, 더 못 버틸 것이 없었다. 무태의 아들을 만난다고 해서 달라지는 상황도 없을 것이었다. 사실 아무것도 안 바뀔까 봐 겁이나는 주훈이었다. 무태의 아들을 만나도 이 삶이 그대로 인 것보다, 지금부터 계속 그대로인 게 백 번 천 번 나았다.
기대하고 실망하는 것보다 기대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는 게 나았다. 그렇게 주훈은 이미 차올라 넘쳐버린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다. 지난 꿈을 조금이라도 만나고 싶단 욕심을 애써 차단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억누르고 억눌렀다.
할 수만 있다면 마음을 잠시 접고 아무 생각도 안하고 싶었다. 요새 유행이 된 대사처럼, 사랑의 신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마음이 필요 없게 돼서 아무것도 못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백지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 지난 이야기를 이어 쓰는 게 더 어렵다. 그것도 30년 전의 이야기라면 매우 어렵다.
그런 사실을 주훈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어 쓸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생각을 좀처럼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무대에 오르지 말라고 했었는데,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하면 실망할 자신이었다. 다행히 무태는 무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무태가 무대를 포기할까 봐 걱정했던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무태를 말렸어야 했는데, 말리지 못한 것도 자신이었고, 무태가 무대를 포기할까 봐 겁을 먹은 것도 자신이었다.
무태의 장례식에서 그 후폭풍이 몰아쳤다. 무태를 죽인 것이 자신인 것 같았다. 겉으로는 위로하는 척, 무대에 오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선택하라고 말하며 마지막 무대에 최선을 다해주자며 정말 모든 것을 쏟았지만, 결국 죽어버린 친구의 영정사진 앞에서 그는 자신의 모든 행동이 후회스러웠다.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게 최고의 꿈이었지만, 모두 무태가 있었기에 가능했었던 일이라는 사실도 진실이었다. 그가 없는 무대는 다시 오르고 싶지 않았지만, 그와 함께 무대에 다시 서고 싶은 마음은 너무도 큰, 잊을 수 없는 잃지도 못하는 이제는 이룰 수 없는 세상 가장 위대한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