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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Way Oct 07. 2024

생후 8개월, 마음껏 칭찬해 주기

신생아기를 끝내고, 첫돌 전 육아를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이 시기 아이가 정말 쑥쑥 자란다는 것이었다.

키도 자랐고, 몸무게도 늘어났지만, 인지 능력과 행동 발달사항도 매일매일 달라졌다. 그래서, 매일이 신기했고, 매일이 놀라웠다.

다른 부모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도 아이의 변화를 발견할 때마다 정말 가식 없이 그 변화에 환호했던 것 같다. 첫 뒤집기, 첫 앉기, 첫 손뼉 치기, 첫 서기 등등 작은 것에서부터 큰 발달사항까지 아이의 변화를 놓치지 않았고, 그 변화를 항상 칭찬했고, 기뻐했고, 대견해했었다.

돌이켜보면, 아이가 태어나 육아와 교육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작은 행동 하나에 이렇게 끊임없이 칭찬하고, 기뻐하고, 대견해하는 유일한 시기가 이 첫돌 전이 아닌가 한다.     


생후 8개월에 접어들면서, 혼자 서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건을 잡고 일어선 후, 몇 초 동안 손을 떼고 두 다리로만 버티는 연습을 했다. 그러더니 생후 251일째, 3~4초 정도 혼자 서 있기 시작했다. 생후 261일째에는 10초 정도 혼자 서 있다가 엉덩방아 찧는 행동을 반복했고, 혼자 서 있을 때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아무래도 얼른 걷고 싶은 것 같아 보였다. 

평균보다 빠른 발달사항이 느린 것보다는 낫다 싶으면서도, 혹시 너무 일찍 걸으면 다리가 휘지는 않을까 하는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 그래서, 자기 전에 쭉쭉이를 자주 해주기 시작했다.


혼자 서는 연습 외에도 서랍을 열고 안에 있는 물건 꺼내기, 발꿈치 들고 멀리 있는 물건 잡아당기기, 공(비치볼) 굴리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 줍기 등 다양한 활동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집도 어지럽히고, 물건도 깨고 해서, 다들 안전사고로 아이가 다칠까 봐 노심초사였다. 


"뽀뽀"와 "바이바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뽀뽀"하고 말하면 입을 내밀었고, 볼을 살짝 갖다 대면 입을 "헤~" 벌린 채 뽀뽀를 해줬다. 혼자 "바이바이"도 있게 되었다. 약간 어설프긴 했지만, 아빠와 내가 출근할 스스로 왼손을 들고 흔들어 주었다. 


품에 안으면 목을 꽉 끌어안았고, 식구들이 많지만, 엄마와 아빠를 확실하게 구별했다. 특히,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아빠임에도 아빠와 함께 있으면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양손잡이 컵을 들고 혼자 물을 마실 줄도 알게 되었고,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아플 때 내는 소리,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했을 때 내는 소리, 기쁠 때 내는 소리, 재미있을 때 내는 소리, 심심할 때 내는 소리 등 의사표현이 다양해졌다. 야단치는 소리와 칭찬하는 소리를 구별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모유수유보다 이유식 양이 늘어나면서, 식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아기용 식탁의자를 샀다. 이유식 먹이는 시간도 정해 놓고, 이유식을 먹을 땐 식탁의자에 앉아서 먹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했다. 다행히도 외할머니 음식솜씨가 좋은지, 거부감 없이 잘 먹었고 양도 많이 늘었다. 주말 동안 내가 이유식을 먹이며 만들어놓은 식습관을, 평일 낮동안에 친정 엄마와 첫째 동생이 성실히(?) 담당해 주어서, 큰 무리 없이 식습관이 잘 자리 잡았던 것 같다.


외출도 수월해지기 시작했다. 

8개월에 들어선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생후 243일째), 아이를 데리고 처음으로 월마트(과거 시지 이마트 위치(현 시지 하늘채 스카이뷰)에 있던 마트)에 갔었는데, 쇼핑카트에 제법 의젓하게 앉아서 여러 가지 물건들을 구경하는 걸 재미있어해서 2시간 정도의 쇼핑이 수월했었다. 

아빠가 쉬는 날 월드컵 공원으로 첫나들이도 가봤고, 그 당시 부산에서 자취하던 막냇동생 집에도 가봤다. 해운대 바닷가에 데리고 갔을 때는 첫 바다의 풍경에 겁을 먹었는지, 파도소리에 울었고, 몰려오는 비둘기와 갈매기 때문에 울었고, 모래가 무서워 울었고, 모래가 발가락에 끼였다고 울긴 했다. 하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기차와 지하철도 탔고, 바다도 구경했고, 조개껍질도 만져봤고, 모래도 만져봤으니, 신기한 경험이었을 것 같다. 


8개월에 접어들면서 처음으로 배냇머리도 손질했었다.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이 있는 상태였는데, 풍성한 정도는 아니어서 머리를 전부 밀어줘야 하나 고민하다, 밀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었다. 그런 결정을 한 이유엔, 나와 아이 아빠가 머리숱도 많고, 머리카락도 굵은 편이라, 아이가 닮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엔 천천히 자라던 머리카락이 어느 순간 풍성해졌고, 길어졌다. 좀 잘라주는 게 어떻까 해서, 낮잠을 잘 때 친정엄마께서 손수 잘라주셨다. 울 아들은 낮잠을 재우는 건 힘들었지만, 잠이 들면 또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자서, 셀프 미용이 가능했다. 특히, 재주가 많은 친정엄마께서 미용기술 자격증도 가지고 계셔서 더욱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생후 7개월부터 시작된 놀이 육아는 생후 8개월에 접어들면서 좀 더 빈번해진 것 같다. 이전까지는 아이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달부터는 잘 노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나의 놀이 육아는 일단 아이도 재미있어야 했지만, 나도 재미있어야 했다. 

그래서, 장난감을 고를 때 개월수에 맞는 장난감을 고르되, 장난감의 주 용도 외 다양한 놀이가 가능한지를 체크했던 것 같다. 그 당시 집에 있던 장난감은 이전에 사준 전화기 장난감, 실로폰 장난감, 선물로 받은 오뚝이 장난감과 미니카, 새로 산 비치볼 등이 있었고, 그 외 집에 있는 모든 물건들(골프공, 보자기, 베갯잇, 큰 대야 등)을 아이의 장난감으로 활용했다. 손으로 만져보는 걸 기본으로 해서, 씌워도 봤고, 태워도 봤고, 굴려도 봤고, 두드려도 봤다. 장난감이 많진 않았지만, 같은 장난감으로 어떤 날엔 음악놀이를 했다가, 어떤 날엔 체육놀이를 했다가, 어떤 날엔 촉감놀이를 했었다. 정말 당시 머릿속에서 나올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동원해, 놀이로 있는 다 해봤던 것 같다.


생후 8개월, 아직은 많이 어렸지만, 기본적인 육아의 루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잠자기 전 책 읽기, 식습관 잡아주기, 이 닦기 등 앞으로 규칙적으로 해야 할 일상적인 일들도 하나둘씩 적응시켜 나갔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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