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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Way Sep 23. 2024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 첫 단추

프롤로그

2024년 현재, 내 아이는 스무 살이다. 아, 바뀐 나이(구. 만 나이)로 말이다.

아직 내 눈엔 여전히 아이 같지만, 남들 눈엔 대학 4학년(?), 스무 살 청년으로 보일 것이다.


가끔 만나는 지인들과 서로의 안부를 묻다 보면, 꼭 이런 대화가 되풀이된다.

"아들이 이제 몇 살이죠?"

"바뀐 나이로 스무 살이요."

"벌써 대학생이군요?"

"네, 대학 4학년이죠."

"??"   

대부분 반응이 “대학 4학년인데, 스무 살이라고?” 하며 놀란다.


내 아이는 과학고등학교(영재고 아님)를 2년 만에 졸업하고 21학번으로 카이스트에 입학한 12월생이라 2024년 현재, 대학 4학년이지만, 스무 살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 과학고를 입학하고, 조기졸업을 하고, 카이스트에 입학해서 그런지 주변에서 내 아이가 자란 환경, 육아 과정, 교육 방식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한다.      


며칠 전에도 두 돌 지난 남자아이를 키우는 후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선배, 어떻게 키우면 OO처럼 잘 키울 수 있어요?”

“△△이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되나요?”

“혹시 OO이는 키우면서 이런 적 없었나요?”     


사실, 난 교육 전문가도, 육아 전문가도 아니다. 더군다나 아이도 딱 한 명 키워봤을 뿐이다.

그래서, 이런 전화를 받으면 내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는 것 외 달리 방도가 없다.

그런데, 도움이 많이 된단다.

'그래?'


그래서, 이 글을 써 보기로 결심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내가 육아/교육 글을?', '더 훌륭하게 아이를 키워낸 분들도 많이 있을 텐데, 감히 내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어, 한 1년 가까이 망설였던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전화 상담을 요청하고, 항상 도움이 된다고 말해 주는 지인들 덕분에 용기를 내 보기로 했다.     

비록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

만약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내 아이의 스무 살을 기념하며 과거의 기록들을 정리하고 기억을 되짚어 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후회와 반성을 해 가며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봐 왔다. 부모로서 함께 성장했고, 지금은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것을 응원하고 있다.      


내 육아와 교육 방식이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이번 기회에 내 아이가 어떻게 자랐는지, 어떤 생각으로 키웠는지 등에 대해 기록해 뒀던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둠으로써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들의 길잡이는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하나, 내 글은 육아 노하우나 교육 꿀팁 이런 류의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난 이쪽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가 아니라 “나는 이랬다, 나는 저랬다.”가 이 글의 주요 내용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쓰게 될 이야기들은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기록했던 일기, 아이를 담아 놓은 사진과 영상, 아이에게 쓴 편지, 아이와의 대화를 녹음한 목소리, 그리고 나의 기억까지... 과거의 모든 자료들을 총 동원해 육아와 교육에 관한 경험들을 정리한, 과거 시점의 글이 될 것 같다. 더불어 사교육 없이 공부한 초, 중, 고등학교(과학고) 생활과 그 과정들도 정리해 이 육아/교육 일기를 마무리할까 한다.      


아마 누군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육아/교육에 관한 글치곤 많이 부족하다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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