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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Way Sep 28. 2024

신생아기에 해야 할 일

신생아기엔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씻기고, 잘 치우고... 하는 게 육아의 정석인 것 같다.

그 밖에, 아기가 한 인간으로서 잘 자랄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주는 일을 부모가 해야 하는 것 같다. 


신생아기에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씻기기. 

당연히, 울 아들의 첫 목욕은 산후조리를 도와주고 계시던 친정 엄마께서 해주셨다.

나와 울 신랑은 아이 목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순서를 익히고 주의해야 할 점들을 체크했다.


1. 젤 먼저 필요한 건 목욕물 온도 맞추기

팔꿈치를 물에 담가 따듯한 정도면 된단다.

"흠... 따뜻한 정도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온도계를 살까?"

"그러자."


2. 얼굴 닦이기

한 손으로 아기 머리를 받쳐 든 후, 젖은 물수건을 꼭 짜서 눈, 코, 입, 귀, 목 순서로 얼굴을 닦아주면 된단다. 이때 비누는 사용하지 않는단다.

"한 손으로... 아기 머리 받칠 수 있을까? 이건 오빠가 해."

"그러자."


3. 머리 감기기

머리를 감길 때는 머리를 받쳐든 손의 첫째, 셋째 손가락으로 아기의 귀를 막고 젖은 수건에 비누를 묻혀 머리를 감기면 된단다.

"흠... 어려워 보이는데."

"그러게."


4. 몸통 씻기기

목, 가슴, 팔, 등, 발, 하부 등의 순서로 씻기고, 남자아기니까 하부를 씻길 때는 아래에서 위로 씻기면 된단다. 특히, 다리와 엉덩이는 물에 잠긴 채 씻겨도 된단다.

"오빠, 목욕 순서 다 외웠어?"

"아마."


5. 목욕 후, 파우더 바르기

목욕을 다 시키고 나면 마른 수건으로 아이를 닦은 후, 몸 전체에 이상한 건 없는지 잘 살펴보고, 살이 접히는 목, 겨드랑이, 엉덩이 등에 파우더를 발라주면 된단다.

"이건 쉽네."

"그렇네."


6. 마지막 TIP

목욕은 젖 먹이기 전에 하는 게 좋단다. 목욕하고 나서 바로 젖을 물리면 아이도 먹고, 잘 테니 참고하라 신다. 


신기하게도 친정엄마께서 알려주신 신생아 목욕시키기 방법은 육아책에서 본 목욕방법과 다른 게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걸 다 기억하고 계시는 건가 경이롭기까지 했다. 

울 아들도 목욕이 처음이라 당황했겠지만, 움직이는 아기를 조심조심 안아 목욕을 시키는 것도 너무 힘들어 보였다. 또, 아기 피부는 얼마나 얇은지, 손수건으로 살살해주는데도, 금세 붉어졌다.


'과연, 우린 아이 목욕을 잘 시킬 수 있을까?'

정말 그땐 목욕시키기 하나만으로도 걱정이 태산이었다. 


신생아기엔 병원도 자주 들락거린 것 같다.

정기검진도 있었고, 예방접종도 있었고, 뭘 잘 모르니 아이한테 조금만 이상 증상이 보여도 쪼르르 병원으로 갔던 것 같다.

우리 같은 경우엔, 아이를 출산한 산부인과에 소아과 전문의도 계셔서 신생아기엔 산부인과 내에 있는 소아과 진료를 봤었고, 신생아기를 벗어난 후엔 동네 소아과를 이용했었다.


첫 소아과 진료는 태어난 지 1주일이 지난 후였다. 

그때 가서, 선천성 대사 장애 검사(43종)란 걸 했었고, 황달검사를 했었다. 

그리고, 아기 가슴에 돌기 같은 게 보여 급하게 소아과로 뛰어간 적도 있었다. 물론, 살이 빠져서 두드러져 보이는 것일 뿐 정상이라는 소견을 받았지만, 검사 결과를 듣기까지 얼마나 맘을 졸였었는지. 혹시나 우리가 알지 못한 기형은 아닌가 싶어서, 아기 가슴의 돌기를 발견한 그날 밤, 정말 뜬 눈으로 밤을 새웠었다. 

태어난 지 보름 후엔, BCG 접종을 했다. 원래는 좀 더 일찍 했어야 하는데, 모유수유 이슈로 인해 아기 몸무게가 0.05kg(3.1kg → 3.05kg) 줄었다고 잘 먹인 후, 다시 방문하라고 하셨다. 

태어난 지 28일째엔, 황달과 태열이 심해 병원에 갔었다. 황달은 모유수유 때문인 것으로 확인받은 후 정상으로 돌아왔고, 태열도 아토피피부염이었지만 심한 건 아니라 하셔서 처방받은 보습 화장품을 발라주며 관리만 잘해주었더니 금방 나았다.

그리고, 생후 1개월 정기검진을 하면서, 2번째 B형 간염주사도 맞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생각보다 예방접종할 일이 많아서, 예방접종만 끝나도 다 키운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울 아들의 마지막 예방접종은 만 12세 때 맞는 일본 뇌염이었고, 12월생이다 보니 중학교 1학년때까지 예방접종 체크리스트가 있던 아기수첩을 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 밖에, 신생아기에 우리가 했던 굵직한 일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제대혈 보관

나의 과거 육아일기 기록에 보면 5년 보관을 했단다. 우리가 경비부담을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니, 아마 "가족제대혈" 보관을 했나 보다. 본인 및 가족의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조혈모세포 이식에 활용가능하다고 해서 신청했었는데, 보관하는 기간 동안은 별 탈 없이 지나갔다. 요즘은 산모나 가족이 경비부담할 필요 없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경비를 내고 국가에서 지정한 기증제대혈은행에 보관하는 "기증제대혈"도 있단다. 아이가 태어날 당시엔 없었던 것 같다. 기억에 없다.


2. 이름 짓기

친정아버지와 울 신랑의 합작품. 아기 사주까지 보고 작명해 와서 선택한 이름이다. 사주를 맹신하진 않지만, 이왕이면 좋은 게 좋다고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이름으로 선택했다. 이름은 좋은데 성씨를 붙이니 이상해지는 것들이 있어 2번에 걸친 작명, 2주간의 고민 끝에 총 6개의 이름 중 지금의 이름으로 최종 선택했다.  


3. 배꼽 탈락 및 보관

울 아들의 경우 1주일 만에 병원 진료 중 배꼽이 떨어졌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서 배꼽소독도 해주시고, 떨어진 배꼽도 보관이 용이하도록 잘 챙겨주셨다. 떨어진 배꼽은 사실, 아직도 잘 보관 중이다. 이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조심스럽게 확인해 봤더니, 여전히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게 보관되어 있다. 


4. 아기 용품 선택 

특히 기저귀. 

천 기저귀 vs. 1회용 기저귀, 비싼 기저귀 vs. 싼 기저귀 등등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아 고민했다. 하지만, 기저귀의 경우, 위생을 위해 자주 갈아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가성비 갑인 기저귀를 찾아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시작하면서는 잠깐동안 천 기저귀를 써보긴 했지만, 밤새 10개가 넘는 기저귀가 나오는 등, 늘어나는 기저귀 빨래를 감당할 수가 없어 며칠 만에 천 기저귀는 포기했다. 

그 밖의 물품들도 가성비를 따져가며 구비했다. 다행히 모유수유 문제가 잘 해결돼, 분유 먹이는 아기들보다는 아기 용품 양이 적었다. 그래도, 아기가 태어나고 보니, 큰 방 하나 가득 아기용품들로 가득 찼던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약 한 달간의 신생아기는 정말 육아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갔던 기억이 남아 있다.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그 당시엔 육아책에 많이 의지했었는데, 절대 육아책은 모범답안이 아니다. 육아책은 그저 참고만 할 뿐,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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