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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 Mar 17. 2020

Track 13 지금 이 순간

영국 에든버러 Track.13 지금 이 순간 - 조승우

2019.09.27 (금)
영국 에든버러성 & 로열마일
Track.13 지금 이 순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OST) - 조승우




문학의 걸작은 에든버러에서 시작되었다


그대는 에든버러가 문학의 도시인 걸 알고 있는가? 

오늘은 전공인 영문학을 살려 에세이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1995년 유네스코에서 도시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2004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1호로 선정된 에든버러의 저력은 바로 문학이다. 에든버러는 걸출한 문학 작품의 양산소와 같았다. 천재 작가들이 활약하고, 우리가 아는 걸작 소설들이 에든버러에서 탄생되었다.


스코틀랜드의 3대 작가가 존재한다. 스코틀랜드의 천재 작가라 불리는 월터 스콧(Sir Walter Scott), 18세기 서정시인 로버트 번즈(Robert Burns), 그리고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Dr. Jekyll and Mr. Hyde)’의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영문학사에 대단한 자취를 남긴 인물들이며, 영문학도들은 이들의 작품을 대학 졸업하기 전 반드시 보게 된다.


3대 작가 뿐만 아니라, 영국 대표 추리소설인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의 저자 아서 코난 도일 (Arthur Connan Doyle)은 에든버러에서 태어나 에든버러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또한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인 J.K.롤링은 에든버러에서 영감을 받아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에든버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영문학의 산실이었다. 오늘은 시내를 누비며 에든버러가 문학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문학의 흔적

해리포터의 시작은 에든버러의 작은 카페, the elephant house에서 출발했다.



에든버러의 곳곳에는 위에 말한 작가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에든버러의 중앙역인 웨이벌리역(Waverley Station)은 월터 스콧의 소설 ’웨이벌리(Waverley)’에서 따왔다. 그의 기념탑은 잉글랜드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서있는 넬슨기념탑보다 높게 지어 스코틀랜드인의 자존심을 세웠다.      

에든버러를 빛낸 작가들이 많긴 하지만, 오늘 내가 에든버러에서 주목한 작가는 두 명인데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J.K롤링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다. J.K.롤링이야 에든버러에서 해리포터의 많은 컨셉을 생각했다는 건 해리포터 덕후라면 누구나 알정도로 워낙 유명하다.      


J.K.롤링은 ‘the elephant house’라는 작은 카페에의 창가자리에 앉아 해리포터 이야기를 구상했다. 롤링이 앉은 창가자리는 에든버러성이 보였는데, 호그와트를 비롯해 소설 속 장소와 이야기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또한 에든버러의 빅토리아 스트리트는 마법사들의 핫플레이스 ‘다이애건 앨리’의 모티프가 되었다. 찾아간 빅토리아 스트리트에는 런던의 해리포터 기념품샵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해리포터 덕후들의 덕심을 자극하는 기념품들이 많았다. 


이 외에도 그레이프라이어스 커크야드 (Greyfriars Kirkyard)는 공동묘지인데, 롤링 작가에겐 등장인물들의 작명소와 같은 공간이었다. 서양의 묘지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하나의 공원과 같이 조성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가는 공간이었다. 나 역시도 묘지에 들어갔는데, 해리포터 등장인물인 톰 리들, 맥고나걸, 무디의 동명이인들이 잠들어있는 묘비를 만날 수 있었다. 이분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저승에서 당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에딘버러는 해리포터의 도시였다. 다이애건 앨리의 모티프가 된 빅토리아 스트리트 (좌), 해리포터 기념샵 (우)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고풍스러움과 고딕스러움이 공존하던 에든버러성


에든버러 시내 나들이의 메인 스팟은 바로 에든버러성이었다. 에든버러의 랜드마크인 에든버러성은 웅장하게 자리잡아 성의 위용을 들어난다. 나는 에든버러성에 올라가 오늘의 BGM을 바로 틀었다. 오늘의 일정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로 '지금 이 순간'을 틀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명곡 ‘지금 이 순간’은 오늘 에든버러 여행 테마에 어울리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오늘의 BGM '지금 이 순간'을 들으며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발자취를 찾아 다녔다. 영문학 전공 수업 때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소설과 작가에 대해 발표를 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에든버러에 오면 '지금 이 순간'을 들으며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발자취를 따라가리라 계획했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모티프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로 '디콘 브로디 카페 (Deacon's House Cafe)'를 들렀다. 디콘 브로디 카페는 1층은 카페, 2층은 디콘 브로디의 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이미 배가 부른 상태였기에 카페 내부만 훑어보고 갔다. 카페 외부에는 디콘 브로디 이야기가 적혀져 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에든버러의 ‘디콘 브로디(Deacon Brodie)’라는 실존 인물에서 모티프를 따온 이야기다. 디콘 브로디는 낮에는 존경받는 시의원으로, 밤에는 노름을 일삼는 타짜에, 도둑질까지 일삼는 두 얼굴의 삶을 살다간 사람이다. 


디콘 브로디 카페뿐만 아니라 에든버러 곳곳에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모티프가 된 장소들을 맞이한다. 에든버러의 올드타운을 거닐다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를 미로처럼 연결한 ‘Close’라 불리는 길들이 있는데, 이러한 골목들이 지킬박사와 하이드 소설 배경의 모티프가 되었다고 한다. 건물과 건물사이를 잇는 Close는 어두운 골목길 복도와 같아서 음울하고 음침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도 한다. 이러한 Close가 도시 곳곳에 퍼져있으니, 작가의 머리 속을 상상케하는 건 당연지사가 아닐까.


'지킬 박사와 하이드' 작품에선 런던이 배경이지만, 스티븐슨은 실제로 런던을 가본 적이 없다. 스티븐슨은 에든버러의 모습을 보며 작품의 배경을 그려나간 것이다. 디콘 브로디에서 따온 이중적인 생활을 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구상했고, 음울한 에든버러의 날씨와 가난한 자들이 들끓던 Close 골목들이 소설 속 배경이 되었다. 또한 당시 에든버러에서 떠돌던 연쇄살인사건과 시체유기사건은 작품 속 사건의 모티프가 되었고, 에든버러 의대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의약학은 작품의 논리를 뒷바침했다.


이러한 당시 에든버러의 모습들이 모여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란 걸작이 탄생하게 된다.


Advocate Close에서 바라본 스콧 기념탑





에든버러의 기를 받는 작가지망생



문학의 도시에서 소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을 하다보니 창작의 욕심이 샘솟는다. 에든버러 특유의 분위기가 머리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생성해낸다. 이걸 과연 글로 쓸 수 있을까?


머리 속에 몇 가지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거리들이 떠돌아다닌다. 예전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하는 소재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다만 아직은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소설을 많이 읽어보기만 했지 직접 써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머리 속에서 빙빙 머물던 이야기거리는 '절대 쓰지 않을 소설 목록'에 적혀져 있다. 언젠가 그 목록에서 지워질 나날을 꿈꾸면서.


혹시나 만약 머리 속 이야기거리가 정리되어 소설로 세상에 언젠가 나온다면, 작가지망생에게 영감을 부여한 에든버러에 감사를 표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날이 언젠가 오길 바라며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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