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더군 Jul 06. 2021

여행자의 의미있는 소비

#여행의수다 #헛소리 #허튼소리


한 여행지를 오랫동안 방문하다 보면 친구가 생기고 작은 마음의 고향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에게는 그런 곳이 몇 곳이 있는데, 그중 네팔 포카라는 항상 기억이 나는 곳입니다. 네팔 대지진 후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해봤는데, 결국 가서 돈 쓰는 거 말고는 딱히 할 게 없더군요, 그래서 돈 쓰고 왔습니다. 


여행자에게 돈을 쓴다는 것은 내가 이곳을 좋아한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코로나가 끝나면 마음의 고향으로 향하세요 그리고 돈을 쓰세요,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것에 페이 하는 겁니다. 














여행자에게 와사비 스시를 제공해 문제가 되었던 오사카 시장스시



몇 년 전 일본통인 형님과 한잔 같은 여러 잔을 즐기다가, 오사카 “시장 스시”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말 안 통하고 만만한 외국인들이 주문한 스시속에 콩알만한 와사비를 넣은 와사비 테러를 저질러 언론에 크게 알려졌던 문제의 식당입니다.


그런데 형님 말씀을 들어보니, 요즘 오히려 요즘 오사카에 가는 사람들이 시장 초밥에 가서 인증샷을 남기며 나는 괜찮았다고 인증하는 게 유행 비스무리하게 돼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도 술도 한잔 들어갔겠다, 술자리에서 험하게 했던 말은 “X신도 그런 상 X신이 없다”라고 내뱉었는데,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기가 막히시겠지만, 이런류의 일들은 꽤나 많은 여행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여성 여행자들한테 껄떡거리며, 성추행을 하고, 외국인 메뉴와 내국인 메뉴의 가격이 다르며, 외국인이 멀 알겠어라며 요리사가 아닌 사람이 아무나 되는대로 음식을 만들지를 않나, 어떤 곳은 여행자들에게 대놓고 외국인이니 돈을 더 내라며 바가지를 씌웁니다.


한국에서라면 저런 가게는 문 닫아야 한다라고 하던 사람들이 아주 신기하게, "나는 괜찮았는데~"라고 말을 시작하며, 그래도 거기는 어떤 게 좋네라며, 문제의 그곳을 합리화시키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는 겁니다. 사실 어지간한 일들은 지나가면 미화가 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면서 문제의 그곳을 또 추천합니다.


"그래도 그 동네는 그 집이 제일 맛이 있어”라며 말이죠,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조금이라도 인성문제가 있는 가게라면, 아주 높은 확률로 성추행이 있어요, 남자들은 몰라요, 알 수가 없지요.




시비가 걸리겠어요? - 구글 이미지


튼튼해 보이는 남자에게 일부러 보이게 시비를 거는 인간들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인종차별”과 마찬가지로 여행지에서는 노약자와 여성 여행자들에게 나쁜 짓을 저 많이 한다는 게, 문제가 되는 겁니다. 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여성 여행자에게 숙소를 추천했는데, "직원이 하도 껄떡거려서 힘들었다."라는 하소연이 돌아오는 건 너무 흔한 일입니다. 


요컨대, 단순히 "나는 괜찮았다."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유명 관광지를 자주 반복해서 방문하는 저의 직업상, 나쁜 소문이 자주 들려오는데, 어디의 누가 질이 나쁘다고 소문이 들리면, 성추행이나, 캣 콜링은 확인되는 것보다, 항상 몇십 배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무시하고 지나가면, 꼭 큰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보이콧 - 구글 이미지




그러면 여행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합법적인 방법은 오직 “불매”뿐입니다, 법에서 문제가 안 되는 수준으로 “호텔이나 식당의 직원 말이나 행동 때문에 불쾌했다.”라고 리뷰를 쓰는 겁니다. 구글이 됐건, 트립 어드바이저가 됐건, 뭐가 됐건 간에 리뷰를 남겨야 합니다.


"모욕죄"가 되지 않을 정도의 “사실을 적시한 불쾌감”을 리뷰로 남겨, 다음 여행자를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그리고 여행자들은 “인종차별”이나 “성범죄 관련” 기록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은 피하셔야 합니다. 


세상에 널린 건 숙소이며, 널린 건 식당입니다. 굳이 그런 곳을 선택하지 말아 주세요, 오해를 받아, 손해를 보는 영업장은 할 수 없지만, 여행지에 하루 이틀 있다가 떠나는 여행자가 아주 큰일이 아닌 이상 법적인 조치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숨겨진 문제가 더 많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불매”는 귀찮은 일입니다.

빠른 기록이 필요한 여행업 관련 업무를 하면서 노트 필기가 편리한 “XXX XX”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며, 가끔 우유를 마시고 싶은데 덤핑 세일하는 "XX 우유"를 사고 싶은 건 사실입니다. 카푸치노와 카페라테를 구분 못하며, 상한 원두를 정성껏 뽑아주시는 바리스타에게 몇 번 고문을 당하면, 어느 지점에 가도 적당한 퀄리티가 보장된 “XXXX”에서 마시는 게 마음 건강에 유익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어떤 사람에게 어떤 곳을 어떤 브랜드를 “불매하세요"라는 말은 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불매는 자신 결정이니까요 하지만 “비비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기업의 물건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이미 자본이 사람을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 방법을 버리는 겁니다.


“불매운동”은 상대를 망하게 하는 것이 목표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불매운동은 상대에게 "양심을 가지고 바르게 운영하라고 경고"하는 겁니다.



















작가의 이전글 허브공항, 항공권 구입의 기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