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너의 매력
대전 맛기행의 첫 번째 식당은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오리사랑'이라는 곳이다. 이 식당은 한자리에서 최소 20년은 넘은 것 같다. 내가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이미 너무나 유명한 곳이라 갈 때마다 2층까지 말 그대로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여기를 공개하다니 대전 토박이 분들은 '이럼 안되는데'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유명 인플루언서와들과 다르게 내 브런치는 그렇게까지 파급력을 가지지는 않았기에 조금은 안심하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또 누군가 대전 맛집을 찾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정보의 홍수시대에 조금이나마 진실된 정보를 드리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자부심을 가져보고자 한다. 나아가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소상공인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것이니까. 브런치 글을 쓴다 하여 나에게 땡전 한 푼 들어오는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하고 싶다.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의 특징이라면 가족단위, 아니면 중, 장년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식당 내부 전경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찍지 못했다. 사람 정말 많다! 사진을 찍은 이날은 2층에서 식사를 했고 동생이랑 둘이 가서 생오리회전구이 10 꼬치와 누룽지 가마솥밥 2인분을 주문했다. 이 식당의 장점은 2층에도 제대로 된 주방이 있어서 1층, 2층 어느 곳에서 먹어도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회전구이 방식으로 오리가 구워지는데, 적당히 익으면 사진처럼 불판에 놓고 천천히 익혀먹으면 된다. 나는 밥이랑 같이 먹는 것을 좋아해 누룽지 가마솥밥도 같이 주문을 했는데 단돈 3천 원이라는 점이 놀랍다. 가마솥밥을 시키면 아래와 같이 간장게장이 1인당 1마리 추가로 제공이 된다. 3천 원에 나오는 서비스 치고는 대박이라고 생각한다. 양념게장은 기본찬으로 나오고, 간장게장은 솥밥을 시키면 나온다는 점을 한번 더 강조해 본다. 또 간장게장은 리필이 안되지만, 양념게장은 리필이 된다고 한다. 이 점은 사실 몰랐는데 일하시는 분께서 우리 테이블에 뭐 더 필요한 게 없냐고 물으시더니 양념게장 리필이 된다며 더 먹으라고 알려주셔서 알게 됐다. 진짜 엄청나게 친절하시다. 이 분뿐만 아니라 올 때마다 전쟁통같이 바쁜 와중에 일하시는 분들이 빠르기도 하고 굉장히 친절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역시 잘되는 집에는 이유가 있다.
위 사진처럼 생오리 회전구이를 주문하면 오리탕이 기본으로 나오는데 나처럼 오리구이랑 같이 먹을 수도 있고, 오리구이를 다 먹은 후에 후식처럼 뒤에 먹을 수도 있다. 밥과 함께 먹으려고 해서 오리탕도 미리 달라고 해서 받아두었다. 오리탕 맛이야 말해 뭐 해, 진하고 맛있어서 무한히 들어가는 맛이다. 회전구이는 숯을 사용한 숯불구이이다. 이전에 갔을 때는 이런 회전형태가 아니고 양꼬치처럼 제자리에서 회전을 하는 불판이었는데 어느 순간 바뀐 것 같다. 20년이 넘게 흐른 오리사랑의 시간만큼 나의 시간도 훌쩍 지나가버린 것 같다.
애주가 분들은 소주 한잔이 딱 떠오르는 한상이다. 이날 나는 차를 가지고 가서 술을 먹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테이블에는 초록색병들이 가득하다. 술안주로도 딱 좋다.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진 생오리의 첫 입을 단순하게 소금만 찍어 먹어보았다. 고소함이 입안 가득 팡 터진다. 오리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건강에도 좋은데 고소한 감칠맛까지 더해져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한점 먹을 때마다 동생이랑 이 오리구이 때문에 주말이 더 행복해진 것 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한 것 같다.
흔한 게 오리집이지만 송촌동 오리사랑은 조금 더 친절하고, 조금 더 고소한 매력으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를 사로잡았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고소한 너의 매력, 오리사랑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