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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이누나 Mar 29. 2023

대전 순대국밥 최강자를 찾아라

뜨끈한 국물과 함께 잘 익은 김치, 오동통한 순대 한 점.

국밥은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순대국밥은 그중에서도 더 대중적이다. 추운 날 뜨끈한 국물과 함께 잘 익은 김치, 오동통한 순대를 한 점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과연 대전에 놀러 오면 어디 순대국밥집을 가야 할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대전 대덕구 중리동에 위치한 '오문창 순대국밥'이다.



오문창 순대국밥은 대전에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순대국밥처럼 한 끼 식사로 즐기는 음식들은 그만큼 취향이 구체적으로 나뉘는 부분이 있어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을 고르기가 어렵다. 정말 여기가 대전에서 가장 괜찮은 순대국밥집인지 확신을 가지고 싶어 장기간 여러 번 방문했다. 그리고 대전에 유명하다는 순대국밥집은 거의 가보고 고심 끝에 이곳을 선정하게 됐다. 파급력 없지만 진정성은 가득한 대전맛집 시리즈다.



특이한 것이 이곳은 24시간 운영을 한다. 또 내가 순대국밥이라는 메뉴가 세상에 있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부터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맛집이다. 신기한 것은 언제 가도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점심, 저녁시간대는 잠시 줄을 서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식사시간 때는 회전율이 좋아서 조금만 기다리면 식사를 할 수 있다. 심지어 새벽 2시 정도에 방문한 적도 있었는데 그때도 사람이 꽤 많았다.



착한 가격 그 자체!



순대국밥의 가격은 2023년 3월 기준 보통 6,500원 특은 7,000원이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다. 보통과 특이 500원밖에 차이 나지 않아서 두 개 다 시켜봤는데 나처럼 잘 먹는 사람이래도 여성이면 보통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국밥이 한 그릇에 6,500원이라니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여기는 가성비 맛집이 아니다. 그냥 맛집이라는 점이 감동이다.



왼쪽이 특, 오른쪽이 보통



왼쪽이 특, 오른쪽이 보통이다. 보통도 정말 푸짐하다. 국밥이나 냉면집 중 오래된 맛집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국물이 너무 차갑거나 뜨겁지 않다는 것이다. 밥은 국밥 안에 토렴 되어있다. 글을 쓰려다 보니 생각났는데, 난 이렇게 밥이 말아져 나오는 국밥을 정말 좋아해서 밥을 따로 받을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따로국밥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국밥이 너무 뜨겁지 않고 딱 적당히 따뜻하게 나와서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정도라 참 좋다.



엄청난 회전율을 자랑하는 곳인 만큼 잡내하나 없는 구수한 국물이다. 가게에 방문해 보시면 알겠지만 잡내라는 녀석이 머물 시간이 없어 보이는 곳이다. 맑으면서도 또 묵직하다. 마냥 맑거나 무겁지 않은데 이렇게 적절한 밸런스를 갖추기까지 긴 세월의 노고가 느껴졌다. 구성물은 내장국밥이라고 해도 서운하지 않을 만큼 내장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순대는 비교적 소량 들어가 있다. 고소한 내장과 탱글한 순대의 비율의 나를 행복하게 한다.



밥먹다 한 컷, 파무침은 정말 일품이다!



추가반찬은 셀프로 무한리필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위에 파무침은 정말 일품이다! 보통 이런 파무침은 양념으로 활용하기 위해 좀 짜게 만드는 식당이 대부분인데 오문창 순대국밥의 파무침은 짜지 않다. 고춧가루, 새우젓을 이용해 만든 무침인데 국밥을 먹으면서 반찬으로 같이 곁들여 먹다 보면 금방 사라져서 어느새 리필을 하게 된다. 기타 깍두기 등 반찬도 입맛을 돋운다.



달콤한 미니족발은 필수코스



오문창 순대국밥에 갈 때면 항상 미니족발을 주문한다. 순대국밥을 먹다가 하나씩 집어먹으면 쫄깃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살도 제법 많아서 추천한다. 순대국밥집에는 사이드 메뉴가 순대 이외에는 없거나, 가격이 살짝 높게 책정되어 있는 곳이 많은데 사이드 메뉴도 착한 가격으로 주문할 수 있어 부담 없어 좋다.



모둠순대 소 6천 원의 구성



순대국밥에 들어있는 순대양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면? 아니면 굳이 밥을 먹고 싶지는 않은데 소주 한잔을 곁들이고 싶다면? 모둠순대를 추천한다. 위 사진에 보이는 건 작은 사이즈이고 가격은 6천 원이다. 순대국밥보다 5백 원 저렴하네. 여기 모둠순대의 특징은 그냥 접시에 썰어내어 주는 것이 아니고, 계속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찜기와 함께 나온다. 테이블을 둘러보면 안주로도 많이 즐기는데 술을 마시며 식지 않는 안주를 먹을 수 있다니 더할 나위 없다.



혹시 대전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간단하지만 든든한 한 끼를 먹고 싶다면 오문창 순대국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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