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2
피로와 스트레스가 극으로 쌓여 터진 지난밤. 집에 도착하니 엄청 아플 것 같은 촉이 왔다. 이 시점,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발표회 3일 남은 이때 내가 아프면 안 되니까, 물을 덥혀서 몸에 끼얹고 덜덜 떨면서 옷을 몇 겹씩 껴입다가 서러움이 폭발했다. 서러움과 함께 오한과 설사도 폭발. 밤새 끙끙 앓고 우리 애 님들 먹일 빵 주문해 놓고 꾸역꾸역 도서관에 올라가는데, 온몸이 망치로 때린 것 같이 아파온다.
도서관 2층에 겨우 겨우 올라가니 애 님들이 찰흙으로 미술활동 중이다. 흐뭇한 미소를 띠며 사진을 찍었더니 케빈이 웃는다. 몇 달간 웃지 않던 아인데 요즘 내가 엉덩이 춤을 추면 빵 터지곤 한다.
오후에는 아이들이 공연 리허설하는 강당을 들렀다. 앞이 안 보이는 꽁가가 지팡이 짚고 무대에 올라가 시낭송을 하고 있었다. 스와힐리어라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났다. 옆을 보니 마담 두 명도 눈물을 훔치더라. 지팡이가 자기의 눈이라 그랬단다. 월요일에는 선글라스를 쓰고 안 우는 척해야겠다.
요즘 애들이 나를 웃겼다 울렸다가 한다.
요물들이다, 요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