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인연은 ‘구(sphere)’

by bbj

함께 먹을 때 맛을 온전히 느꼈고 함께 걸을 때 시야가 잘 확보되며, 이야기 나눌 때 단어를 따로 여러번 고르지 않는 사이.

이처럼 상대에게 지금 나의 있는그대로 받아들여진다는 건.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아마 잘 맞는다는 것과 좋은 인연이란 이런 거겠지.


안맞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 또한 누군가에겐 잘맞는 소중한 사람일 것이다. 그 생각을 하면 기분이 묘하지만 분명 그럴 것이다.


요즘은 사람이 구(sphere)와 같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잘맞다고 해도 사실 구와 구의 한 점이 만났을 뿐이다. 구를 둘러싼 상황이 달라지면, 두 구체가 한 점에 맞물린 채로 나아가기 힘들다.


잘맞는다는 건 귀한 일이지만

실은 안맞는 게 디폴드값이다.


잘맞는 인연도 안맞을 수 있고,

안맞던 인연도 잘맞을 수 있고,

잘맞다가 안맞아도 다시 점이 맞물리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인연에 대한 생각은 인생에서 가장 큰 공부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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