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한 시절을 건너는 징검다리

‘시절인연’에 대한 생각

by bbj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내겐 다소 공허하게 느껴지는 말이다.

맺었던 인연과 지금 맺고 있는 인연이, 결국 한 계절 혹은 거품과 같다면 관계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일까.


‘과하게 집착마라’는 뜻에 방점을 두어야 함을 알지만 이 말이 갖는 지나친 쿨함에 아쉬움이 남아 나름대로 대체할 말을 생각해 보았다.


징검다리 인연.


내가 느낀 바 인연은 인생의 다음 장으로 넘어가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이 크다.


살다보면 어렵게 쌓은 관계가 한순간에 끊길 때도, 차츰 멀어질 때도 있다. 경험상 졸업을 하거나 직업을 바꾸는 등 인생이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 많은 인간관계가 정리된다. 처음에는 아쉽고 당혹스럽지만, 경험상 다음 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더 좋았다.


그렇다고 그 전 단계에서 만난 인연들이 다 형편없었냐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니다. 내가 그 다음 장에서도 여전히 다정하고 사람을 좋아할 수 있게 된 건, 그 시절 곁에서 따뜻하게 힘과 용기가 되어준 그들 덕분일 것이다.


인연이란 곁에 오래 남는다고 귀하고,

한때 뿐이었다고 해서 소용없지 않다.

내곁에 머물러 삶의 일부가 되어주었다면 다 귀하다.

그때 그 시절 함께 잘 보낸 시간이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닐까. 나도 누군가에게 ‘시절’이 아니라 징검다리였다고 믿는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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