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랗고 좀체 끝나지 않는 할일이 있음에도 짬을 내어 일과 관련없는 책을 읽고, 운동하고, 사람을 만나려 한다. 주말에는 어디든 가서 자연의 기운을 받아보려 한다.
그런 생각을 했다. 인생을 좌우하는 건 모든 걸 물리치고 몰두해서 해내는 단 하나인지, 잠시잠깐 활력을 주는 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행위들인지.
전자가 인생을 좌우한다고 오래 생각해왔지만, 최근에야 그게 아님을 어렴풋이 느낀다.
오로지 하나만 몰두하고 달렸던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다. 그것만 이루면 아무 걱정 없을 것 같은 벅차오름들. 결말을 미리 알아버린 소설처럼, 지금은 물끄러미 그 감정을 바라보게 된다.
살면서 견디기 어려운 시간들을 버티게 해준 건 소소한 취미들이다. 커다란 미션은 완수하면 큰 성취감을 주지만 그대로 끝인 경우가 많은데 운동이나 책읽기, 취미나 소소한 만남은 그것들이 떠나간 뒤에도 남아 거대한 삶에 숨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나보다.
그러니까 인생에 있어 사람 외에 평생 친구로 삼을 가장 좋은 것은 취미가 아닐까. 수영, 소묘, 식물 키우기, 피아노치기 등등. 하면 할수록 잘하고 싶고 사이는 끈끈해져 가는 것들이다.
살다보면 뜻대로 안되는 일도 많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좋은 사람들과 만나 좋은 시간 보내는 게 가장 강력한 힐링이긴 하지만 이것도 늘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니, 잘 쌓은 취미 열친구 안부럽다고 외치게 된다.
당신의 단짝, 절친, 베프는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