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맛있는 그곳
Ragdale Foundation에 대한 정보는 과거 레지던시 참여했다가 들었어요. 작가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음식 맛집인데요, 손에 꼽히는 맛집 중에 하나가 ragdale foundation입니다. 렉대일 재단은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하고 있고 시카고에서 차로 50분 정도 떨어져 있어요. 장돌뱅이는 오랜만에 시카고 가는 거라서 너무 좋았어요! (왠지 모를 고향 같은 기분, 공항 내려서 숨 한번 들이쉬면 인천과는 다른 그 냄새가 있거든요, 사실은 뭔가 카펫 찌든 냄새 같기도 하지만)
저는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방학에만 움직일 수 있어요 그래서 아주 춥거나, 아니면 아주 덥거나! 이번 랙데일 재단은... 추위 당첨!
위치
일리노이는 미시간 호수를 끼고 있는 지역이라서 추워요. 겨울에 가시면 계속해서 누군가가 얼굴을 때리는 듯한 강한 바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렉대일 재단도 시카고 근처라서 많이 추워요. 렉대일 재단은 Lake Forest에 위치하는데요 주거 지역입니다. 이곳에 가면 랙대일 재단이 예쁘게 있어요
숙소와 작업실
렉대일 재단은 2-4주 단위로 작가를 받아요. 기간마다 체류 가능한 작가는 10명이 최대이며, 글 쓰는 작가, 시각 예술인, 음악가 예술 3종을 받아요. 다만 꼭 아셔야 하는 게, 시각 예술인은 2명입니다. 이유가 있어요. 시각 예술인을 위한 작업실은 2개뿐이라서 동시에 2명 이상 받을 수 없습니다. 랙데일 재단 자체가 시인이 사망 후, 기리면서 시작된 재단이라서 글 작가에게 보다 더 집중되어있으며, 랙대일 재단 내 건물은 저택은 두 개이며, 그 두 개 안에 숙소와 산문작가와, 작곡가의 숙소 겸 작업실이 있습니다. 시각 예술인은 분리된 공간을 받게 되며 meadow studio라고 해서 큰 작업실과, 숙소와+ 작업실이 붙어있는 공간을 배정받게 되어요, 작업 공간은 작가의 작업 상황에 때라서 배정받고요, 시각 예술인들은 따로 공간을 받는 만큼 숙고 공간이 상당히 협소합니다. (가방 두 개 못 펴요 ^-^) 특히나 meadow studio는 매우 크고, 전면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엄청 넓고 시원하고 분위기도 좋으나... 저택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매번 왔다 갔다 해요 (즉.. 화장실 가려고 하면-_-.... 추운 겨울, 다 꽁꽁 싸매고 나가야 합니다) 제가... 그 Meadow studio 당첨자였거든요 혼자 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너무 좋긴 한데 밤에 무서워요 ㅠ0ㅠ 그리고 눈이 너무 많이 오면 다니기가 힘들어요
저는 태어나서부터 아파트에서만 살아본 도시 사람인데요, 주택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특히나 해외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계단 있는 이 층집, 다락방, 그리고 벽난로 이런 환상이 있는데요. 이 랙데일 재단이 바로 그 모든 환상을 다 채워주었습니다
숙소 방마다 이름이 있는데 저는 sewing room/ 재봉방을 받았어요
저는 큰 스튜디오 작업 공간을 받았기 때문에 숙소 방은 가장 작은 것을 받게 되었다고 해요. 나름의 공평함이 존재합니다. 방마다 냉장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날씨가 워낙 추워서 창 밖을 냉장고 대용으로 썼어요
식사
작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곳의 셰프! 린다! 셰프 본인은 채식주의자라고 해요 그렇지만 음식은 언제나 채식주의자와, 일반식 두 종류로 만들어줍니다! 일단 이곳은 식사가 월-금 저녁에만 있어요. 매 식사는 에피타이저와, 주 메뉴 그리고 후식까지 든든합니다. 넉넉히 만들어 주고요, 남은 음식은 다음 날의 아침이나 점심이 됩니다. Leftover는 언제나 식당 냉장고에!. 더불어 이곳의 냉장고에는 간단한 아침거리는 늘 준비되어 있어요, 과일과 야채 그리고 요거트, 시리얼이 상비되어 있습니다. 주말에는 쉐프님도 쉬어야 하기에, 주말은 각자 알아서 해 먹으면 돼요 (어지간한 재료들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가요, 그래야 주말에 작가들이 해 먹으니까요. 그러나 정작 대다수의 작가들은 금요일 저녁 남음 음식을 먹거나 근처로 나가서 사 먹어요) 그 외에도 저택 두 개 주방 냉장고와 찬장 가득히 식재료를 넣어주세요. 특히 찬장에는 온갖 과자를 넣어주십니다!
기억에 마틴루터 킹이 피칸파이를 좋아했다고 해서 쉐프님이 구웠다고 했어요! 이 파이는 제가 먹어본 피칸파이 중에 제일 맛있었어요! 따로 쉐프님께 레시피를 받아 올정도였어요! (미국인들은 달게 먹는 편이라서 한국에선 이렇게 이가 시릴 정도로 단 디저트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작업 외의 할 일
렉대일 재단은 Fellow를 뽑습니다. Fellow로 뽑히면 추가적으로 돈을 더 받아요. 그리고 뽑히게 되면 해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근처 공립학교 수업 가기
제가 1월 초에 갔었는데 시카고는 추운 동네라서 다른 지역보다 봄 학기를 약간 늦게 시작해요 그래서 1월 말쯤 시작하는데 저는 1월 말에는 레지던시가 끝나는 기간이라서, 근처 공립학교 수업은 zoom으로 대체하거나 다음번 시카고 방문 시에 하기로 합의를 봤어요. (제가 시카고에 종종 오는 것을 알기에 재단에서 그렇게 배려해 주었습니다)
2. Artist Talk
평일 하루 낮에, 재단에서 마련한 공간에서 작가의 작업 설명 시간이 있어요 작가당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알아서 PPT 준비를 해서 매니저에게 넘겨주면 매니저님이 싹 다 준비해 주세요
주된 식사 공간이 아닌 만찬이나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하는 저택에서 발표회가 있어요, 당일에는 재단 관계자와 관심 있어하시는 지역 주민들 그리고 갤러리 관계자 분들이 오세요. 문 앞에 "기금함"이 있어서 오셔서 작가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면 소정 금액을 기부해 주시면 다음 작가에게 기금이 가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감사하게도 저와 함께 발표한 작가 두 명 모두 열심히 귀 기울여 들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발표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재단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해 주시는 걸 까먹으셨나 봐요 저에게 없네요 ㅠ)
작가들과의 교류
대부분의 레지던시의 저녁은 식사 후 작업을 하기보다는 모여서 이야기를 많이 해요. 본인들이 다녀왔던 레지던시를 알려주거나, 자신들의 작업에 대한 소개를 합니다. 제가 지내던 기간 동안 구겐하임 펠로우를 하신 할머니가 계셨는데, 저를 이탈리아 재단에 추천해 주셨었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서로 정보 교류의 시간을 많이 갖게 됩니다. 더불어 글 쓰는 작가분들은 책 출간 전에 맛보기를 보여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식사할 때 제가 주택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너무 신기하다고 했더니 그럼 벽난로도 처음이냐고 하시길래 그렇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날 저녁 한국 촌년을 위해 smore를 해주셨습니다. 이건 캠핑이나, 벽난로가 있는 공간에서 비스킷과 초콜릿 그리고 마시멜로우를 샌드위치처럼 해서 불에 살짝 녹여 먹는 간식인데요. 저는 마시멜로우를 안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건 정말 너무 천당의 맛이라서 ㅎㅎ 여러 개 먹었어요
늘 그렇듯, 마지막 날 밤은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그렇지만 또 이렇다가 다른 레지던시에서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작업하다 또 만나길 기대해 봅니다
Ragdale 재단은 밥 맛집으로 소문나서 경쟁률이 좀 있는 편이에요. 게다 시각 예술인의 자리가 가장 적기 때문에 시각 예술인들의 경쟁률이 보다 높을 수 있어요. 한해 전에 레지던시 공모를 하고, 그다음 해의 레지던시 일정에 합류하게 됩니다. 저에게는 가장 고향 같았던 레지던시였어요. 학생 때 느꼈던 추위와, 시카고의 맛, 꿈꿔봤던 주택 생활 그 모든 것을 경험해 봤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재단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