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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장 Dec 31. 2021

바로 지금 바로 여기 바로 그것

촛불 같은 새해 다짐 

돌아보니 2021년은  

"스무 살에 더 놀았어야 하는데... "   

" 서른 살에 집을 샀어야 하는데..."   

" 작년에 운동을 했어야 하는데... "  


혹은 

초등학생인 딸에게 

"너의 통통하고 향긋한 볼때기가 부럽다"   

콕 쥐어박고 싶을 만큼 얄미운 사춘기 아들에게도

"너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부럽다"  


후회와 말도 안 되는 부러움만 잔뜩 내뱉은 해였습니다.  


얼마 전에 지혜롭게 잘 늙어가는 사람은 과거를 얘기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내일 당장 어찌 될지 모르는 나이, 체력이라도 오늘을 열심히 살고 내일 무엇을 할지에 대해 흥분하고 기뻐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직 장년이라 할 수도 없고, 늙어간다는 표현도 조금은 이른 나이지만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내년은, 돌아보고 후회하고, 이미 내가 지나쳐버린 기회를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일에 대한 기대로 기쁜 나날들을 살기로 다짐해봅니다.  

그렇게 오늘을 살다 보면,  언젠가 돌아보는 과거가 후회보다는 뿌듯함이 더 가득한 기억이 되겠지요?  


작년은 신나는 일에 흥분이 되어서 심장이 뛰는 것보다 부정맥으로 심장이 뛰는 일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오늘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엉덩이가 들썩들썩 대네요.

짧은 다짐만으로도 제게는 이미 2022년입니다. 어찌나 단순한 사람인지요. 


늘 산불처럼 온 산을 다 태울 기세로 시작하고서도 성냥같이 짧게 후루룩 태워버린 한 해 다짐이었지만, 

올해는 매일매일 어두운 밤 양초를 켜듯 시작해보려 합니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에서, 바로 내 눈앞의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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