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시절인연일까

by 아보딩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직장동료가 퇴사한다.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동료의 퇴사라 기분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몇 번의 이직을 경험했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던 터라 이제는 조금 익숙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늘 이별이란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는 "시절인연"이라는 뜻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퇴사를 하더라도 계속 인연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고,

각자의 삶을 살더라도 우리는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고 지낼 것이라 착각했었다.

물론 그 인연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자연스레 각자의 삶에 충실하다 보니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나의 연락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는 연락을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닌

연락을 잘 안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 성향 자체가 휴일에는 온전히 쉬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

내 연락이 상대방에게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연락에 있어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게 있어 인연은 길게 유지하는 것보다 짧게 그 시절을 함께 보내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그 대신 함께 하는 기간에 있어서는 최대한 잘해주려고 '노력'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관계에 있어서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고

혼자 있는 것이 진정한 휴식이라는 생각을 더 자주 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이런 성격을 고치고 싶다는 생각에 신도시로 이사 온 뒤에는 조금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했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그러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나 스스로가 더 편하게 느껴졌다.

편하게 느껴지다 보니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을 느끼는 날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예전과는 다르게 이별에 대해서 익숙해지지 않긴 해도 아쉬움은 남기지 않게 되었다.

우리의 인연이 시절인연으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종종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연은 시절인연일까...

아니면 어떤 인연이 될까...

다만 퇴사하는 동료의 앞날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고 있다.

시작과 끝

공존하는 그 사이에서 우리의 인연이 마침표는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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