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움직임에 살아 있음을 느끼다
무릎 관절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셨던 50대 여성분의 이야기다.
처음 만났을 때, 통증 점수는 10점 만점에 6~7점.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바닥에 있는 물건을 줍는 동작이 모두 어렵다고 호소하셨다.
통증은 점차 심해지고 있었고, 수술을 권고받은 상황이었다.
무릎 관절염의 원인은 다양하다.
선천적 기형, 성별, 호르몬과 골밀도의 변화, 하체 근력과 유연성 부족, 체중 증가 등.
이러한 원인 중 하나로 생기기도 하지만, 대개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보다 미시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나는 '감각의 부재'에 주목한다.
예컨대, 앉았다 일어날 때 우리는 어떤 과정을 거칠까?
발바닥으로 바닥의 감촉을 느끼고, 어디에 힘이 더 들어가고 어디가 느슨한지, 또 그때의 움직임 속도와 통증의 양상은 어떤지 등.
이런 섬세한 감각과 움직임의 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앉았다 일어날 때 아파요.", "무릎을 구부리면 아파요."
이처럼 '아프다'는 감각만 남고, 움직임의 구체적인 정보는 사라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재활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발가락, 발, 발목, 무릎, 고관절, 골반, 척추, 머리 끝까지.
몸 전체를 하나의 감각 통로처럼 바라보는 것이다.
가장 편안하면서도 안정적인 나만의 감각과 움직임을 찾아간다.
어떤 동작을 취할 때 호흡이 편안한지, 발바닥의 느낌이 더 살아나는지, 무릎의 통증이 줄어들고 관절이 견고해지는지, 골반과 척추가 잘 따라 움직이는지, 더 나아가 표정과 감정이 편안해지는 것도 느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세심하게 느끼고 알아차린다.
놀랍게도, 편안한 감각에 집중하며 움직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부학적으로 정돈된 움직임이 형성된다.
나는 그 과정으로 갈 수 있도록 지식과 운동 방향성을 안내해 준다.
회복은 내 몸 안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한 지 약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분과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평소 같으면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렸을 거예요. 조금만 빨리 걸어도 무릎이 아팠고, 뛸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으니까요. 그저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쓰다가 결국 수술하겠지'라고 생각했죠."
실제로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비교적 젊은 연령대라 진통제로 일상을 견디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뭔가 달랐어요. 초록불이 깜빡이는데, 왼발이 자연스럽게 움직였어요. 외면해 왔던 왼쪽 무릎이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그다음엔 저도 모르게 딸한테 말했어요.
'뛸까?'
딱 몇 걸음이었지만, 그 순간 느꼈어요.
'내가 뛸 수 있구나', '나, 살아 있구나'.
예전엔 통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조금만 빨리 움직여도 온몸이 긴장됐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달랐어요."
그 순간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은 자신의 몸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되면서 걷고 움직이는 것이 재밌다고 한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신발을 신는 것이힘들었어요. 그리고 시어머니 앞에서 양반다리로 앉아 있지 못하는 것도 스트레스였어요. 무릎이 불편한 며느리로 보이는 게 부끄러웠거든요. 지금은 그런 동작들 앞에서 예전보다 훨씬 자신감이 생겼어요."
"또 무릎이나 고관절, 발이 예전보다 훨씬 잘 움직여지는게 느껴져요. 그런데 단순히 각도만 늘어난 게 아니라 움직일 때 훨씬 덜 불안하고, 어떤 방향으로 힘을 줘야 할지도 이제는 좀 알겠어요. 전에는 발바닥 감각이 둔해서 바닥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그 촉감이 확실하게 느껴져요."
이건 단순히 '운동해서 통증을 줄였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 몸을 이해하고, 감각을 믿고, 다시 움직이고 싶어졌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건, 단순한 기능의 회복이 아니라 삶 그 자체를 회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