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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진 May 10. 2022

개그청문회

          개그 청문회

     

   청문회라 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믿거나 말거나 우기고 보는 시정잡배들의 놀이터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라 로마 콜로세움 경기장의 투우가 연상되어, 외면하던 TV앞에 앉았다. 아니나 다를까,  李某 교수를  딸의 이모로  착각 해서 이모 찬스를 썼으니 불법이라고 우긴다. 그럼 高 모 교수에게 첨삭 받았으면, 아빠와 남매지간인 고모찬스썼으니 국민정서에 맞지않은건가.  한국 쓰리엠을 한 ooo으로 적혀있으니, 한동훈 딸이라고 우긴다. 고교2년생이 무슨 영리목적의 회사인가.  깜냥이 안 되는 공격수들의 헛발질이 소가 웃다가 코뚜레 부러질 일이다.

  국제고 학생이면 이름 그대로 국제적 감각을 키워야 한다. 권위있는 학술지든 아니든 지면을 얻어서 세계적 감각을 익혀야 한다. 그리고 해외 유수 대학에 지원하는데 필요하다면, 스펙도 쌓아야 한다. 불법이 아니라면 노력하는 좋은 자세가 아닐까. 부모찬스라고 가로막는 세태가 바로 우리나라 노벨상이 없는 이유이기도 다. 고등학교 2학년생이 처음부터 권위있는 학술지에 실을 수 있을까. 첫술에 베부를수 없는 일이다. 권위가 없으면 어떻고, 참가비를 내면 어떤가.

   국제고교생이면 국내 대학에는 어디든 갈 수 있고, 선진국 대학에 가기 위한 스펙 쌓기라면 뭐가 잘못된걸까. 교육의 평준화로 다 같이 망하자는 지론은 지양해야 한다. 유능한 과학자 한 명이 수만명 백성을 구제할 수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느 나라 법이 머리가 똑똑하면 앞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으니 예비 범죄자라고 프레임을 씌우는가.

국가대표 아들이 아빠께 레슨받았으면, 아빠찬스 썼으니 대표 자격이 없는걸까.

다섯 살만되면, 예체능  고수에게 사사받고, 원어민에게 영어  지도받는 세태다. 초등생이 독서실에서 수학정석1.2에 엎드려 꿀잠에 취하는 게 대세다. 국민정서는 도대체 어떤기준인가.

돌이켜보니, 내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 옆집 엄마는 딸 둘을 키우면서 아침에 여자애 머리 땋아주는 시간 15분을 세서미스트리트 비디오테잎을 틀어준다고 했다. 그 시간이 가장 차분하게 집중하는 시간이란 지론이었다.  도움이 됐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로서 노력은 가상하지 않은가. 그 아이가 영어 웅변대회에 나가서 상을 탔다면, 엄마 찬스라서 비리의 온상이고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고 하겠는가. 남의 노력을 빗대어 평가 절하하지 말라. 국제고등학교 다닐 정도면 아주 우수한 학생이다.

   지금은 중학교에서도 음악 미술 체육 실기평가가 있어서 선행학습이 없으면 도태된다. 나도 아들 과학고 보낼 때, 피아노를 치기 싫어해서 겨우 ‘엘리제를 위하여’ 한 곡을 완곡하게 해서 실기평가를 무사히 넘겼다. 수학도 고교수학과정을 완전 마스터하고 진학했다. 영어로 에세이 정도는 거뜬하게 쓸 실력이 되어야 했다.

 미술도 중학생이 알아야 할 서양미술 컬러백과 중, 반 고호, 드가, 샤갈, 달리, 와토, 피카소, 미로, 모딜리아니 책을 다 읽게 했다. 실기뿐 아니라 미술사도 잘 알아야 하고 체육도 전국 고교 농구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모두 체육을 잘 했다. 그냥 공부만 한다고 특수목적학교 갈 수 없다. 이런 학생들을 꼭 과소평가하여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려야 할까. 굳이 한국 학생들의 실력 수준을  대외적으로 끌어 내려야 할까. 이번에 헛발질한 공격수들은 국제고 교실참관 수업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우리 학생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하니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옛날 암기 수업에서 완전 탈피한 4차 산업시대의  온라인 플랫폼 교육 현장을 답사할 필요가 있다.


   이번 청문회는 공격수들의 완패다. 완전 개그 청문회다. 개그콘서트보다 백배 재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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