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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진 Jun 17. 2022

방태산 휴양림에 가다


마음속에 늘 자연을 품고 산다. 마침 산림청에서 주관하는 국립 방태산 자연 휴양림에 갈 기회가 생겼다. 언니 친구 두 분과 운전 기사를 자처한 우리의 리더 따님인 이 교수와 다섯이서 한 차로 움직이게 되었다. 입구에서 예약 확인을 하고 쓰레기봉투와 키를 받고 ‘멧돼지’집을 배정받았다.  

   


단층으로 주위에 단 한 채인 '멧돼지'집은 안온하고 정감있는 살고 싶은 집이다. 근데 당호가 너무 살벌하다. 좀 정서적이고 아티스틱한 이름이 없었을까? 여성 다섯명이 묵는 집의 이름이 멧돼지라니 역설의 독창성인가. 캠프를 남성들이 많이 오니 남성적 이름을 붙인건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게의치 않는다. 멧돼지가 달려와도 문만 잘 잠그면 된다. 하긴 현관문이 자동문이라 멧돼지가 뛰어 오르면 열릴수도 있겠다. ㅎㅎ. 비약은 금물. 시설이 방 네 개와 주방 거실 욕실 화장실이 겸비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사진의 왼쪽 집이 우리의 숙소 '멧돼지' 다. 옆 건물은 창고로 쓰인다.


일행은 짐을 풀고 간단히 다과를 먹고 산책을 나섰다. 일단 그 명물이란 이단폭포로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보기 드물게 큰 너럭바위를 보고 입을 못 다무는데, 마당바위라고 써져있다. 계곡에 풍덩 잠기고 싶어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1박2일 왔으니 우리도 입수 정도는 해야 면이 서지 않을까. 매주 1박2일을 시청하면서 입수를 안 한다면 멤버들에게 예의가 아니지 싶다. 그러나 어쩌랴,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날씨가 새치름한 것을….  


   


이단 폭포라는 화살표를 따라 내려간다.

 

하얀 포말을 이루는 폭포가 이단으로 형성되어 쏟아지고 있다. 감격에 겨워 주체 할 수 없는 감정으로 인해 두 팔을 한껏 올려 폭포를 즐긴다.


아름다운 폭포의 풍경과 사정없이 떨어지는 물소리가 계곡과 숲을 흔든다. 이 물줄기는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발원지가 궁금해 온다.

 폭포 옆 숲에 조그마한 쉼터가 우리를 안아준다. 다리쉼을 하는 일행에게 ‘V’도 '하트‘도 강요하며 웃음 보약을 뽑아낸다.  

산행 길에 오르니 양 옆으로 단풍나무가 즐비하다. 가을에 오면 절경이겠다는 생각으로 한껏 부푼다. 가을에 다시 와야겠다는 속절없는 다짐도 한다. 매봉령으로 올라가는 길푸른 숲과 헤쳐모여로 서있는 메타세쿼이아 군락지 운치가 대단하다. 너무 반듯하게 자라 융통성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장엄한 아우라에는 허파꽈리가 부풀어 터질 듯하다.



제2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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