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숙진 May 11. 2024

푸른 오월은 모두 사랑하는 달

푸른 오월은 모두 사랑하는 달

푸른 오월은 모두 사랑하는 달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오월이면 자주 흥얼거리는 동요다.


  싱그러운 초록의 계절에 온갖 꽃이 피어나는 축복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서로 감사와 사랑을 나누고 기리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여행이나 감사 표현하기 등 가족과의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 행복을 구가하는 달이기에, 오월을 사는 우리는 복 받은 사람이다. 오월처럼 숭고한 사랑의 달을 확장하려면, 미디어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뉴스미디어는 온통 여야 대치 국면을 다루며, 양극화를 부추긴다. 자기 존재감 키우려 막말 배틀하는 여의도 인사들, 당선 잉크도 마르기 전 복수의 칼날을 번뜩이는 소인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자기 입장만 내세워 탄핵의 목소리를 높이는 유아들, 모두 그렇게 종주먹을 대지 않아도 3년 후면 국민이 알아서 선택한다.


  21대 국회 발의 법안 2만 5,828건 중 1만 6,374건이 계류 중으로 법안 처리율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 당리당략과 정쟁에 몰두하느라 시급한 민생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상태다. 정책 발의는 뒷전이고, 툭하면 손팻말을 들고 시위장에 선다. 사랑하고 싶어도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부류다.




  일전에 중국 남경, 양주, 회안 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다. 도로에 보도블록이 파이고 깨지고 튀어나와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다. 한국에서는 누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 지역 구청장 사퇴하라고 야단일 테고 잘못되어 사망이라도 했다면, 시장 탄핵을 외치며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주먹을 불끈 쳐들고 두고두고 법석을 떨었을 텐데….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장단점이 있다는 생각이 불쑥 고개를 든다. 우리의 민주주의 정서가 의무보다 권리만 주장하는 설익은 수준이다.


  2024년 들어서 벌써 공무원 두 명이 민원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버렸다. 청운의 꿈을 안고 시험에 합격한 초임지에서 저런 불상사가 발생하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인터넷 발달로 인하여 가명의 아이디로 무차별 공격을 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한 댓글은 실명제가 필요하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댓글 예절을 지켜야 한다. 저 공무원도 누구의 아들이고 형제고 친구고 가족이다.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도록 기다려 주는 미덕을 기르자. 좀 더 존중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배려해 주는 아름다운 사회는 요원한 일일까. 


  오래전에 은행 업무를 보러 가 보면, 서류를 갖추지 않고 와서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지점장 나오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이가 있었다. 창구 직원 자존심을 우격다짐으로 짓밟아 뭉개놓고 잘 난 척이다. 내 딸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을까. 계급사회에서 하위직원의 약점을 이용해 목소리를 높이는 그 비겁한 불의를 참지 못해 오지랖 넓힌 적이 있다. 그 시절은 그래도 상식이 통했지만, 지금은 묻지 마 폭행 시대라 끼어들다간 큰코다친다.




  혼탁한 세상도 우리 스스로 정화하면, 맑은 세상이 될 수 있다. 모두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할 수 있으리라. 말은 마음의 모양이 되어 나온다. 칭찬에 재능 있는 사람이 되자. 그럼으로써 말 하나, 미소 하나에 가슴과 마음이 맑아지는 아카시아꽃 향기의 세상이 되리라.



서대문자치신문 webmaster@newsjj.net



출처 : 서대문자치신문(http://www.newsjj.net)

작가의 이전글 주고받는 선물속에 싹트는 모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