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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진 Jun 15. 2024

북에서 오물 풍선이 날아오는 이유

   


  연일 북에서 남한에 오물을 날려 보낸다. 이날까지 오물 풍선을 1,000개 가까이 살포했다.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고 나무를 심으면, 새가 날아와 둥지를 튼다. 온 나라가 어수선하여 나무도 안 키우고 물도 맑지 않으니 새도 달도 외면하고 오물이 날아든다.      

    제22대 국회가 시작됐다. 개원 첫날부터 채 해병 특검법을 재발의한다고 법석이다. 이미 두 차례나 국회 표결을 거쳤던 사안을 다시 꺼내든 건 소모와 분열의 정치다. 누가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색출하려면, 무기명 투표를 왜 한 걸까. 민주주의가 실종됐다. 산적한 민생 법안은 뒤로 한 채 장외로 나와 주먹을 치켜들고 목소리를 높인다.


   말 한마디마다 까칠하게 트집 잡고 악머구리처럼 달려드니 외교적 정치적 업무는 뒷전이다. 대통령이 격노하면 탄핵감이고 방귀 뀌면 파면감인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이 나라 검찰과 경찰은 허수아비인가. 대한민국 사법기관은 다 국회로 넘어갔는가. 반대편은 무조건 물어뜯고 공격하는 반지성과 불합리가 판을 친다. 다음 대선까지 삼 년을 못 기다리고 정권 탈취하고자 툭하면 탄핵이다.


  국회의원을 정치하라고 뽑았지, 사적인 복수나 하고 반대편 탄핵이나 외치라고 뽑았는가. 한국은 국회의원 수가 너무 많아서 탈이다. 할 일이 딱히 없으니, 특검과 탄핵만 외쳐대고 있다. 그야말로 허공에 헛된 주먹질하는 정치에 국민만 희생양이 된 것이다.


  이 나라가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심지어 이런 무리에게 일침을 주는 원로가 없다는 게 한탄스럽다. 북에서 날아든 오물은 분명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다. 74년 전 북괴의 기습남침으로 대한민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될 뻔했다. 그런데도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이 활개 치니 참으로 우려스럽다. 작금의 현상들이 카오스를 떠나 아나키 현상이다.

    

   바야흐로 조선 후기 당파싸움으로 인한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재현되는 듯하다.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다. 방대한 저작을 남긴 박학다식한 지식인이자 정치인이었다. 정조의 총애를 받아 국가 경영을 위한 담론을 나눌 만큼 출중했다. 한강에 배와 뗏목을 잇대어 매고 그 위에 널빤지를 깔아 배다리를 만들고, 수원 화성 건설에 거중기를 활용하는 등 설계와 건설 전반에 맹활약했던 유능한 전천후 만능 인재였다.


   다산의 관직 생활은 탄탄대로였으나 정조대왕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순조가 즉위하자 문제가 생겼다. 노론 벽파의 정치적 공격으로 유배형을 받아 가문이 졸지에 폐족이 되었다. 천주교를 믿었다는 혐의다. 다산은 당대 최고의 사상가이자 정치가, 행정가, 의사, 지리학자, 과학자였지만, 더 이상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그런 졸렬한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으로 인해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는 단초(端初)가 되지 않았든가.  

   

   좋은 정책으로 경쟁하는 사랑이 넘치는 세상이면 더 바랄 게 없다. 나라가 부흥하고 안정되면, 왜 오물 쓰레기가 날아오겠는가. 동해에 석유와 가스가 나올 거라는 낭보가 있다. 이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되지 않게 정치인들이 정신 차려야 할 때다. 당파싸움은 그만두고 민생을 챙기고 대외적으로 산적한 업무에 집중하여 새들이둥지를트는세상을 만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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