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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弔問)

by 소봉 이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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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괴한 기사를 보고 참으로 의아했다.

강경화 외무부 장관 시아버님께서 별세하셨다는 기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린다.

강경화 장관은 "시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오전에 조문 갔다가 오후에 출근을 했다."라고 했단다.

빈소를 다녀왔다든지, 고인에게 인사를 드리고 왔다면 이해가 되는데 조문이라니?

장관 남편은 요트유람하느라 빈소를 못 지키고, 며느리인 장관은 조문하고 왔다고 하니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야기에 황당하다.

나랏일을 이렇게 열심히 한다는 어필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덕적이나 자식 된 도리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문이란, 남의 죽음에 대하여 슬퍼하는 뜻을 드러내어 상주를 위문한다는 뜻이다.

시아버님이 남인가?

본인이 상주인데 누구에게 조문을 하고 왔는지 물어보고 싶다. 더구나 고인의 아들도 없는 상황에서 며느리가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형제들이 있겠지만, 조문이란 말은 부적절하다.

한 나라의 재상이 조문이란 뜻을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강장관 부부는 법적인 부부일지라도 현실적인 부부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아버지 빈소에 조문 갔다 왔다는 말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정말 사실혼이 아니라면, 이거야말로 대국민 기망이다.

장관 관사에 살지 않고 어느 섬에 컨테이너박스로 집을 지어서 생활한다는 방송을 보기는 했지만, 설마 그런 관계이리라 상상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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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좋게 포장되어 있다. 실제 같이 사는 남편이라면, 부인이 코로나 때문에 여행 자제령을 내린 시점에 우기고 여행을 가지도 않았겠지. 이제야 의문이 하나 둘 풀리기 시작한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은 정치도 잘해야 하지만, 인간의 도리, 자식 된 도리를 다하는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삼강오륜을 버젓이 교육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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