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넷 중 하나가 되겠죠 (...)
2016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취업자 통계 발표에 따르면 유지 취업률은 75.6%. 유지 취업률이란 1년 이상 취업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입니다. 25%의 신입사원이 1년이 되기도 전에 회사를 그만둔 겁니다.
애써 들어간 직장에서 신입사원들이 2~3년도 다니지 않고 퇴사한다는 기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물론 신입사원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회사원들 역시 '아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삽니다.
당장 몇 달은 세계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쉬기도 하겠지만 평생 쉬기만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퇴사할까 내일 퇴사할까를 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퇴사 후 뭘 할까요? 퇴사를 생각하는 우리 앞에 놓여있는 진로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 은퇴하는 경우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죠. 비트코인 등으로 '대박'을 쳤다거나 창업해 exit에 성공한 창업가들, 초기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낸 엔젤 투자자 등이 이런 경우입니다.
요즘 유튜브의 투자 및 부동산 카테고리에서 뜨고 있는 채널,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의 정태익 님도 유사한 케이스로, 삼성에 다니다가 부동산 30채를 소유해서 이 정도면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다고 판단하여 30대 중반 나이에 쿨하게 퇴사했다고 합니다. 현재도 부동산 강의, 경매 강의 등을 하고 있으나 넓은 범위의 '은퇴'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 중에 여생을 즐기며 살 수 있는 정도의 큰돈을 벌어 퇴사한 경우가 아닌 다른 은퇴도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혹은 다른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경우입니다.
부득이하게, 혹은 희망에 따라 육아를 위해 퇴직하고 쭉 아이를 기르는 데 시간을 두는 부모나 몸을 크게 다쳐 전혀 일할 수 없을 정도인 사람 등등. 정년이 차서 퇴사했지만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을 하고 투잡, 쓰리잡을 뛰는 경우에도 역시 은퇴로 볼 수 없습니다.
꿈을 찾아! 더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 혹은 커리어 점프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각종 부트캠프에 등록하는 경우. 이분들 중 짧게 공부하고 얼른 이직해야지 하는 분들은 카테고리를 이직으로 볼 수 있겠으나, 순수학문을 하시거나 아예 학계에 남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까운 예시로는, 회사 선배가 학교로 돌아가셨는데요. 국문학과 대학원으로 가셨습니다. 국문학 자체가 MBA처럼 직장인들의 커리어 점프를 위해 선택되는 학과는 아니죠. 철학과, 신학과 대학원에도 몇 년씩 직장 생활하다가 다 '때려치우고' 오신 분들이 계시다고 합니다.
가장 많은 케이스는 역시 이직일 것입니다. 더 내게 잘 맞는 기업문화를 찾아, 연봉을 올리기 위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적성에 맞지 않아서, 결혼하려면 남들이 알만한 직장에 다녀야 해서 등등 이유는 정말 다양합니다. 이직은 회사원에서 또 다른 회사의 회사원이 되는 것이란 측면에서 가장 평균적이고 안정적인 케이스입니다.
다만, 이전에는 A직장에서 B직장으로 옮기며 연봉을 올리는 게 가장 큰 이직의 이유였던 반면, 최근에는 '기타'의 이유로 연봉을 깎거나 동결하는 조건에도 동의하고 옮기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대표적인 경우로 Facebook의 COO인 셰릴 샌드버그가 있습니다. 2012년 하버드에서 했던 강연으로 유명하죠. 하버드 MBA 졸업 후 구글에서 입사 제의가 왔을 때, "연봉이 더 높고 앞길이 창창해 보이고 직책도 더 높은 기업들의 오퍼가 많다. 내가 왜 구글에 가야 하냐"라고 질문했다고 합니다. 그때 막 CEO가 됐던 에릭 슈미트는 "Don't be an idiot, Get on the rocketship"이락 답했죠. 멍청이처럼 굴지 말고 로켓에 올라타라-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네요. 이후 셰릴 샌드버그는 고작 23살이었던 페이스북에 조인하는 결정을 하며 또 다른 퀀텀 점프를 보여주었습니다.
> Sheryl Sandberg Addresses the Class of 2012 (HBS)
"그만두고 카페 차리고 싶다", "나는 그만두면 술집 할 거야"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것입니다. 이직 다음으로 많은 것은 아마 창업일 것입니다. 창업에는 다양한 range가 있습니다. IT를 필두로 한 스타트업, 치킨집과 편의점, 카페로 대표되는 자영업 창업, 프리랜서나 크리에이터 등 1인 기업이 되는 경우 혹은 귀농해서 농사를 짓는 경우까지 저는 창업에 포함합니다.
이직이나 은퇴와의 차이라면 내 노동이 내게 생활비를 준다는 점이고 더 나아가 내가 남의 월급도 준다는 점이죠. (경제적 자유를 얻어 은퇴한 경우, 노동이 아닌 내 자산(돈)이 돈을 벌어 내 생활비를 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관심 있는 퇴직 사유는 창업입니다. 평생 직장인을 하고 싶은 게 아닌 사람에게 직장인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창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투자로 대박을 내서 은퇴한다? 저처럼 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주 뜬구름 잡는 케이스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주변에 꽤나 많은 실제 케이스들이 '창업'을 통해 탈출, 직장인! 을 하고 계십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 개인의 실무적 스킬이 확실하신 경우에는 프리랜서를 뜁니다. 대도서관 등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크리에이터로 나선 분들도 계십니다. 20-30대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요새는 발에 채일 정도죠. 연령대를 조금 높이면 여전히 프랜차이즈 창업 등을 통해 '사장님'이 되고 싶어 하시는 분들 아주 많습니다.
당신은 어떤 유형의 퇴사 준비생인가요?
20대 후반인 제 주변에는, 이직 준비생과 진학 준비생이 가장 많습니다. 저는 창업 준비생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괜찮은 직장 굳이 굳이 때려치우고
소개팅 나가면 한참을 설명해야 하는 곳으로 가는 저는, 언젠가는 나도 스타트업을!!!! 하는 청운의 꿈을 품고 있습니다. 혹자는 '스타트업 뽕 맞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요.
여러분은 어떤 꿈을 품고 계신가요?
어떤 길을 향하시든, 당당하게 퇴사하는 그 날을 위해, 열 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