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쓰레한 아침이다.
아침마다 바빠서 정신없는데 며칠 전 점을 빼놓고는 물 튀면 안 된다고 샤워를 시켜 달란다.
대강 손 닿지 않는 등에 물 뿌리고 손으로 몇 번 내리 쓸다가 됐어! 하고 신경질적으로 말하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이 바쁜 아침에 제대로 하려면 일찍 일어나야지,
늦게 일어나서 할 것은 다 하려고 한다.
게다가 와이셔츠 다려라, 속옷 내놔라, 요구가 만발이다.
와이셔츠 다리는 것은 이미 그쪽으로 넘어간 것 같은데 요즘 슬그머니 내게로 다시 왔다.
급하게 와이셔츠를 다려 놓았다.
요즘 실적이 좋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데
돈이 내 손에 들어와야 말이지 공염불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침 먹여 보내겠다는 일념하에 새벽에
장이 잘 먹는 골뱅이 무침 국수를 비벼놨는데
빛을 발하지도 못하고, 흰 속옷을 못 찾아
컬러풀한 속옷에 맞춰 색 있는 셔츠를 다시 다려야 할 판국이다.
아이들 챙기고 준비하느라 바쁜 것 안 보이니?
잠시 후에 자기가 다릴 테니 아이들 챙겨서 나가란다.
그러면서 저녁에 다 해놓라는 충고를 잊지 않는다.
양말을 준비해 놓고 애들 친정에 맡기고
출근을 하면서 한심한 생각이 든다.
퇴근 후에는 몸이 천근만근이라 만사가 귀찮다.
저녁만 먹고 치우면 잠이 와서 차라리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데도 아침 시간은 시장통처럼 난리법석이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에게 매달린 나를 생각해서
자기 것은 자기가 챙기라고 말하고 싶다.
아침이면 나만 바쁘고 장은 느지막이 일어나서
샤워를 정성껏 하고 양말 대령해라, 속옷 대령해라......
오늘은 예외로 갈아입을 것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탓이지만 평소에는 장 속에 다 있는데도 늘 어디 있냐고 한다.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최소한 자기 일은
알아서 했으면 하는 게 내 욕심인가?
아내 역할, 엄마 역할, 직장인.....
내 머리를 쥐어뜯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