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결혼 그리고 이혼(12)
참아 보자, 못 참겠다, 살아보자, 못 살겠다 하면서
그 다락방과 친정을 들락날락 한 지도 6년이 지났다.
뱃속에서 엄마의 목소리를 울음으로만 기억하는 윤아도 친정살이, 부모님의 덕으로 잘 자라 5살이 되었다.
이 진상은 고등학교로 전근한 봉 주리를 찾지 못하자 대신 친정에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화를 하고 봉 주리의 형제자매들에게도 무차별로 전화 테러를 했다.
이럴 때 연로한 부모를 대신해 나서줄 오빠라도 있었으면 좋았겠다.
이 진상은 언니가 살고 있는 곳으로 주소를 이전한 봉 주리를 따라서 몰래 주소를 이전했다.
당연히 그의 연락처가 언니 집으로 되어 있으니
예비군 소집 통지서도 그쪽으로 배달되었다.
그 남자에 대해서는 전혀 상관할 바 없는 언니는
그 우편물을 전해 주지 않았고 그 바람에
소집 불응으로 고발당할 위기에 처한
이 진상이 모친과 언니 집으로 들이닥쳤다.
모자가 합세해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 다음에야 경비에게 끌려 나가고 봉 주리가 갑작스러운 언니의 전화를 받고 달려가보니, 혼자 있다가 봉변을 당한 언니는 넋이 나가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다.
이 진상이 이혼해 주기를 바라며 6년을 견뎌왔지만
자신 때문에 온 가족이 매번 봉변과 수모를 당하니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했다.
봉 주리는 법률사무소를 찾아갔다.
방송에도 자주 나오고 이혼 승소율 90%가 넘는다는 이혼소송 전문 변호사를 찾아갔다.
유명세에 따라 거금을 지불하고 이혼 소송을 의뢰했다.
위자료, 양육비 필요 없으니 윤아의 친권만 가져오면 된다고 했으나 변호사는 상징적으로라도 요구하자고 했다.
결혼도 처음이지만 이혼도 처음이니
아무것도 모르는 봉 주리는 변호사의 말에 따랐다.
이혼소송장을 받은 이 진상과 모친은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듯 맞고소를 해왔고 그쪽 소송장을 보니
봉 주리를 천하에 나쁜 여자로 만들어 뺑덕어멈도 울고 갈 정도였다.
봉 주리가 논픽션이라면 이 진상은 허구로 가득 찬 소설이었다.
없는 일, 없는 말 쥐어짜 내느라 모친과 이 진상, 그쪽 변호사도 참 힘들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