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식당가에서 자유 매식을 하고
월드컵공원에서 하늘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참가한 7명 중에 타박이가 끼어 있었다.
주문한 음식이 차례로 나오자 옆에 앉은 타박이는
입에 넣으랴, 핸드폰으로 무언가 보랴 분주하다.
이걸 모른 척하고 넘어가, 지적하고 넘어가,
양자의 선택에서 갈등하다가 후자가 이겼다.
또 주식 봐요?
주식 아닌데, 동영상이에요.
어쨌든 밥상머리에서 핸드폰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아, 여자들은 다 그렇게 말한다니까!
여자들이 그런 게 아니라 내가 그래요.
다른 여자가 다 그런 게 아니라 내가 그렇다고요.
아, 여기 다시는 못 나오겠네.
같이 밥 먹으면서 혼자 핸드폰 하고 있는 거 보기 불편해요. 그게 싫으면 나오지 마세요.
내가 한 말에 여자들이 다 그런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주변 여자들에게 밥 먹을 때 핸드폰 하지 말라는 말을 꽤 듣고 있었나 보다.
타박이는 걸으면서도 이어폰을 꽂고 다닌다.
동영상을 보고 걸을 수는 없으니 듣고 다닌다.
뭐라고 해도 못 듣고 자기 할 말이 있을 때는 뺀다.
식당가를 나와서 경기장 쪽으로 빠지는데 타박이가 안 보인다. 전화를 하니 들어온 곳으로 나가고 있다고 한다. 매번 이런 식으로 앞서가고 제멋대로 판단한다.
며칠 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용산어린이공원 쪽으로 가는데 따라오지 않아서 뒤를 보니 멈춰 서서 길벗들을 모아 놓고 무슨 강의가 한창이었다. 주식이겠지.
거리가 좀 떨어져서 다른 길벗에게 전화를 하니 두 명이 다 받지 않았다. 잠시 후 한 명과 통화가 되어 이리 오라고 손짓을 했다.
자기 말만 하고 듣지 않아, 눈치 없어, 음식 타박해, 이번엔 밥상머리에서 못 배운 애들처럼 핸드폰 해...... 같이 걷기 싫어진다.
우리가 월드컵공원 걸으며 곳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타박이가 무척 지루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급한 일이 생겼어요.
아, 그래요? 빨리 가 보세요.
어떤 이유든지 다음부터 타박이는 안 봐도 될 것 같다.
불친절한 아니마, 불편한 것 못 참는 아니마,
할 말은 기어이 하고 마는 아니마라 불리면서
내 길에는 소수정예, 성격 좋은 길벗들만 남아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