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주리가 사는 법

만남과 결혼 그리고 이혼(19)

by Anima

# S의 방문


봉 주리가 아무리 생각해도 P강사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 같지 않다.

자신도 딱히 그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감정으로 만나고 있는데

그는 봉 주리를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다.

좋아하는 여자를 대하는 태도가 아니다.

평소에도 서운함을 느꼈지만 윤아를 데리고 놀이공원 갔을 때는 무척 실망을 했다.


이런 와중에 복학생 S는 잊을 만하면 연락을 한다. 1년 동안 끊이지 않고 생각난 듯 전화하더니

어느 날은 취직을 했는데 월급 타는 날 학교로 찾아오겠다고 한다.

밥 한 끼 사겠다는 것이다. 봉 주리가 영어회화 수강이 끝나고 수강생 몇에게 저녁을 사기로 한 날

그 혼자 나왔지만 밥을 얻어먹었으니 은혜를 갚겠다는 것이다.


밥 한 번 사겠다는데, 뭐 어떠랴. 부담 없이 나갔다.

나이 차가 꽤 나는데도 대화가 편하게 이어졌고 저녁 식사 후에는 아쉬운 듯 차를 마셨다.

복학생 S는, 이제는 그냥 S라고 해야겠다.

S는 나이에 비해서 외모가 듬직하다. 장남의 무게를 감당하느라 그런지 몸에 의젓함이 배었다.

처음 영어회화 수강할 때 옆에서 본 S는 귀공자처럼 생겨서 유복하게 자랐겠구나 했더니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을 마쳤다고 한다.


졸업하자마자 취직을 했다니 축하해요.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니에요. 영업직으로 들어갔어요. 좀 자유로운 것도 좋아서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봉 주리는 P강사의 얘기를 했다.

물론 S가 알고 있는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인 것처럼, P가 봉 주리를 대하는 언행에 대해서 말을 꺼냈다.

그를 계속 만나야 하는지는 봉 주리 자신이 결정해야 할 문제지만 남에게 어떤 말이라도 듣고 싶었다.


제가 보기에는 봉 선생님을 아끼는 것 같지 않은데요.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요. 막 혼자서 앞서 간다고요?

식당에서도 별말 없이 자기 먹을 것만 챙기고요?

그건 남자가 할 행동이 아니지요.

봉 선생님이 아까워요.

어쩌다 그런 사람을 만났어요?


S의 말을 들은 봉 주리는 자신이 한심하고 초라해 보였다.

지긋지긋하게 시달리다가 이혼하고도 또 한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겨서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도 서지 않는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

윤아까지 데리고 나가서 놀이동산에서 수모 아닌 수모를 당했던 일은 말하기도 민망했다.


그 이후로도 S는 가끔 근처에 영업 왔다가 들렸다며 퇴근 때 학교로 찾아오기도 했다.

봉 주리는 자신보다 한참이나 젊은 남자라 별생각 없이 동생 대하듯 편하게 만났다.


S가 세 번째 찾아온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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