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다리 클럽 24화 (오디오북)

by 빈자루

*

당신은 제이를 사랑했나요?”

남자가 물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가 커피잔을 조용히 입으로 가져갔다. 검은 물이 그의 목으로 넘어갔다.

내가 말했다.

“응. 혹은 아니.”

“당신들의 세계엔 응. 혹은 아니는 없습니다. 오직 선택과 결과만이 존재할 뿐이죠. 자, 다시 묻겠습니다. 당신은 제이를 사랑했나요?”

멀리 선 제이가 화장대 앞에 꿇어앉은 자세로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목선이 눈에 들어왔다.

“응. 혹은 아니.”

내가 대답했다.

“당신은 언제나 그렇게 말하는군요. 그렇게 살아오면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한 적이 있습니까?”

그가 물었다.

“응. 혹은 아니.”

내가 대답했다.

“그 결정에 후회하지 않나요?”

그가 물었다.

“응. 혹은 아니.”

내가 대답했다.

“너무나 연약하고 취약하군요. 너무나 연약해서 건드리면 사라질 정도에요. 그것이 당신의 선택인가요?”

그의 입꼬리가 한 쪽으로 올라갔다.

내가 대답했다.

“응. 혹은 아니.”

그가 웃었다.

“마치 제이미 케인러너처럼 말을 하는군요. 내가 알던 가장 취약했던 인간 중의 하나. 좋습니다. 그것 역시 당신의 선택이라고 해두죠. 그것이 당신들의 방식이라면.”

그가 이어 말했다.

“같은 일들이 반복될 겁니다. 당신과 당신이 아닌 것들. 당신이 아닌 것들과 또 당신이 아닌 것들 사이에서 계속요. 뭐. 이쯤 해두죠. 행운을 빌겠습니다. 그럼.”

그가 사라졌다.


그가 사라진 자리엔 두 벌의 카드만이 남아 있었다. 하얀색과 검은색.

하얀색의 카드에는 입으로 꼬리를 물고 있는 둥근 뱀이.

검은색의 카드에는 낫과 심장을 들고 있는 해골이 그려져 있었다.

나는 검은색 카드를 집어 들었다.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이번화도 수정이 많이 되었네요. 열심히 읽고 있는 작가님들의 글의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부터는 휴가에요. 휴가 기간 동안 열심히 작업을 해보려구요. 어서 마무리를 지어야지요.>


<이번화에서는 주제에 조금 더 다가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녹음을 하면서 조금 슬펐습니다. 정말로 옛생각이 떠올랐었나봐요. 어쩔 수 없지요. 저는 빈자루인걸요. 주어지는 대로 담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인가, 소설 쓰기 수업을 신청해서, 드라큐라 백작과 5899번째 마네킹이라는 소설을 썼었는데, 늙은 교수님이 저한테 비를 줬었어요. 비플이었나. 그 소설을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원본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요. 원본이 없더라도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이번 화를 수정하고 녹음하면서요. 어쩌면 항상 쓰고 싶었던 게 그 소설에 담겨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있는지 모르겠지만요.>


<인간은 참 연약한 존재인 것 같아요. 그래서 슬펐습니다. 그러니까 슬퍼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슬퍼도 괜찮은 하루 보내세요. 우리는 인간입니다.>





https://youtu.be/YWD-qzLIv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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