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외계층에게 돈을 빌려주는 회사에 다닌다.
몇 해 전, 부장이 나에게 서류를 내밀며 말했다.
"검토해 봐."
나는 검토를 했고 감액을 결정했다.
며칠 뒤 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서류 왜 감액했어?"
"사무실이 없고 매출이 적어서요." 라고 나는 대답했다.
"그 서류에 김 붙여 놓은 것 못봤어?"
나는 보았다고 대답했다.
얼마 후 팀장이 나를 불렀다.
팀장이 서류에 붙은 김을 보여주며 내게 물었다.
"이게 뭘로 보여요? OOO 씨?"
김으로 보인다고 나는 대답했다.
팀장이 물었다.
"이게 정말 기미노?"
나는 서류를 들고 기미노에게 찾아가 증액을 해줬다. 기미노는 땡의원이었다.
얼마 후, 하얀 머리에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신 할머니 한 분이 사무실로 나를 찾아왔다.
"돈을... 좀 빌려주세요..."
"... 사업장을 좀 봐야겠는데요..." 나는 할머니와 함께 사업장을 찾아 시장통으로 나섰다. 할머니의 사업장은 시장통 구석 앉을 자리도 변변치 않은 좌판 하나가 전부였다.
나는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드렸다.
며칠 후, 부장이 나를 불렀다.
OOO, 너 왜 할머니한테 돈 빌려줬어?
나는 이러쿵 저러쿵 할머니의 사정에 대해, 아들이 아프고, 지금 다리를 절고 계시고,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당장의 생활비가 모자라고 등등의 이야기를 했다.
부장이 말했다.
"반송해."
나는 할머니를 찾아 시장으로 나섰다. 할머니는 시장 좌판에서 김을 굽고 계셨다.
"... 저기 ...."
할머니가 나를 보았다.
나는 할머니에게 돈을 드리고 김을 구매했다.
사무실로 돌아와 열심히 할머니 서류에 김을 붙였다.
서류에 붙은 김을 가지고 부장방에 들어갔다. 부장은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나는 김 붙인 서류를 조심히 부장 책상에 올려놓고 방을 나왔다. 선풍기가 돌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 날이었다.
잠을 자던 부장이 일어나 선풍기를 강으로 틀었다. 서류에 붙어 있던 김이 부장의 방 곳곳으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부장이 말했다. 이게 뭔 기미노?
내가 대답했다. "서류에 김을 붙여왔습니다. 부장님께서 김을 찾으시는 것 같길래요."
역시, 나는 초등학생인가보다.
부장의 방에는 김이 날리고, 시장통에서 봤던 할머니의 머리 위에는 눈이 날리고, 기미노는 기미노 대로 열심히 살고 있고 부장은 부장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나도
힘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