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좋아하던 선배가 있었다.
함께 일하던 그 선배가 좋아, 그 선배가 가는 날에 선배에게 백석 시집을 선물했었다.
그리고 술을 마시다 울었다.
어제 그 선배에게 불려들어가 초등학생이냐는 다그침을 들었다.
후배들과 선배들이 많은 자리에서 화를 내며 왜 일을 그렇게 밖에 못하냐, OOO, 초등학생이냐는 다그침을 받았다.
나는 죄송하다고 선배에게 사과를 했고 선배는 나를 계속 다그쳤다.
선배가 지시했던 그 일은 결국 꾸역꾸역 타부서의 협조를 받아 선배에게 가져다 주었고
선배가 가져오라고 지시했던 자료는 결국 아무데에도 쓰이지 못하고 또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생겼지만.
대학 다닐 때 기숙사에 오래 살았다. 내가 살던 기숙사에는 사생회라는 게 있었고, 사생회는 기숙사의 잡일들을 담당했다. 나도 사생회 소속이었다. 사생회원들은 가끔 매점에 모여 과자도 먹고, 축제도 하고, 소풍도 다니며 친밀하게 지냈다. 사생들 우유비 관리, 시설 관리, 층대표, 부층대표 이런 자리도 나눠갖고.
어느날 사생회장이 내 방에 와서 말했다.
OOO 컴퓨터를 털어봐야겠어. OOO 이 사생들 우유 대금을 유용하는 것 같아.
사생회장이 OOO 의 방에 들어가 하드를 끄집어 왔다.
OOO 이 어떻게 친구를 믿지 못하냐고 화를 내고 울면서 소리를 쳤다.
나는 친구라는 말에 OOO 을 의심했던 내가 미워졌다.
사생회장이 끄집어 낸 OOO 의 하드에선
OOO 이 공금으로 방학 동안 유럽 여행을 가고, 그 돈을 매꾸고 빼고 했던 흔적들이 나왔다.
그제서야 OOO 은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그날 나는 술도 마시지 않고 토를 했다.
인간 때문에 토를 했다.
OOO 은 국회 보좌관(?)으로 일을 하다, OOO 신문사에 들어가, OOO 노조간부가 되어 활동 중이다.
가해자는 발을 뻗고 편히 잠을 잘까?
어제 뻗쳤던 열을 간신히 내리고 잠이 오지 않는 밤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있는 밤이다.
밤이 차다.
초등학생은 초등학생답게 출근을 해야지.
부장님이 말씀하시는 내용들 맞게맞게 잘 요약해 가져다 드려야지.
욕망을 충족시켜 드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