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칵.
얼마나 걸었을까. 주위에 더는 사람이 없었다. 이따금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가 귀를 스쳤다.
쌀칵.
난간에 기대어 라이터에 불을 댕겼다. 불이 흔들리다 사라졌다. 다리 아래로 물이 흘렀다.
쌀칵쌀칵. 라이터의 부싯돌을 다시 당겼다. 하얀 담배가 소리 없이 타들어 갔다. 연기를 들이마시며 옆을 돌아보았다. 검은 차가 도로 위를 스쳐 지나갔다. 나는 몸을 돌려 난간에 가슴을 대었다.
강둑 옆 줄지은 아파트의 베란다에서 불빛들이 퍼져 나와 수면 위에서 번들거렸다. 물은 검고 빛은 하얬다. 나는 흔들리는 빛을 보며 연기를 빨아들였다. 습.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폰을 다시 가방에 집어넣었다.
빈 트럭이 소리를 내며 달려왔다. 트럭이 사라졌다. 공기가 젖어 있었다.
습.
한 번 더 연기를 빨아들이며 물을 봤다. 후.
불빛이 일렁이고 물방울들이 떨어졌다. 동근 원들이 겹쳤다.
나는 문득 저 검은 색 위로 하얀빛들이 떠다니는 게 아닐까 궁금해졌다. 난간 밖으로 몸을 빼었다. 물이 흐르고 있었다.
첨벙. 첨벙. 첨벙.
지퍼가 풀리면서 매고 있던 책들이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허리를 세우고 어깨에서 가방을 내려놓았다. 책이 반쯤 다리 아래에서 흐르고 있었다.
가방을 얼른 안고 강둑 아래로 뛰어갔다. 펜스를 넘고 가방을 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첨벙. 물이 허벅지를 감싸고 배꼽 위까지 차오르더니 나를 아래로 끄집어 당겼다.
잡아야 해.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뒤로 밀어 앞으로 나갔다. 자꾸만 흙 속에 발이 처박혔다.
잡아야 해.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팔을 저었다.
잡아야 해. 책과 독서대가 떠내려왔다.
잡아야 해. 물이 나를 당겼다.
퍽.
발이 미끄러지며 얼굴이 물속으로 처박혔다.
잡아야 해.
비린 맛이 코를 헤집고 들어왔다.
큽.
목이 잠겼다.
큽.
눈이 물에 잠겼다.
퍽.
손과 발에 걸리는 것이 없었다.
퍽퍽.
눈과 발이 물에 쓸려나갔다.
퍽퍽퍽.
살려주세요.
올라오며 소리를 냈다.
살려주세요.
눈과 귀를 열고 물이 들어왔다.
살려주세요.
헙.
숨이 막혔다.
헙.
퍽.
살려.
헙.
헙.
살려.
몸이 돌았다.
헙.
헙.
몸이 돌았다.
헙.
헙.
손이 잠겼다.
퍽.
무언가 걸렸다.
헙.
눈이 잠겼다 올라왔다.
헙.
무언가를 잡았다.
헙.
무언가가 잠겼다.
헙.
몸이 다시 올라왔다.
헙.
몸이 잠겼다.
헙.
아래로.
헙.
살려.
헙.
독서대를 끌어당겼다.
살려주세요.
물이 들어왔다.
살려주세요.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몸이 다시 잠겼다. 헙.
책이 보였다.
헙.
살려주세요.
몸이 가라앉았다.
살려주세요.
몸이 올라왔다.
팍.
발을 찼다.
팍.
발이 헛돌았다.
팍팍.
끝에 돌이 채였다.
팍.
발이 헛돌았다.
팍팍.
손을 저었다.
팍팍팍.
발을 굴렀다.
헉.
돌이 굴렀다.
팍팍팍.
몸이 올라왔다.
팍팍팍.
발이 빠졌다.
팍.
손을 저었다.
턱.
턱.
턱.
턱.
헉.
헉.
헉.
헉.
물이 빠졌다.
헉. 헉.
몸이 올라왔다.
헉. 헉.
물이 나를 당겼다.
헉. 헉.
땅에 발을 디뎠다.
헉.
헉.
고꾸라지며 몸이 넘어갔다.
헉. 헉.
땅이 손에 닿았다.
헉. 헉.
나는 밖으로 기어나와 물을 바라보았다.
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휴. 징그럽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틀 남았습니다.
다들 힘내세요.
어푸어푸.
물에 빠졌던 것 처럼 힘이 드네요 ㅋ.
좋은 하루 보내세용~~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