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처럼 호면을 머리 위에 뒤집어 쓴 형이 말했다.
운동이 끝나면 사범님의 뒤로 돌아가 공손히 호면 끈을 풀러 정리해드리고 앞으로 가 앉아 사범님께 공손히 인사를 드리라고.
나는 잠
자리처럼 호면을 머리에 뒤집어 쓴 형의 뒤로 가서 호면 끈을 풀러 공손히 형에게 드리고 앞으로 가서 형에게 인사하는 연습을 여러번 했다.
형은 나에게 이렇게도 말하였다.
사범님이 가실 때에는 인사를 드리고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도장으로 돌아가라고.
나와 형은 사범님이 타신 차의 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 사범님의 차를 배웅해드렸다.
형은 손가락 하나가 굽어 있었다.
주장을 할 때 무리를 해서 억지로 운동을 한 탓에 형의 가운데 손가락은 굽어지지 않고 반쯤 펴져 있었다.
형은 달같은 남자라고 자신을 얘기했었고
형은 버릇없이 깔깔대는 나를 가끔 혼내기도 했다.
형의 집은 강서구였고 술에 취한 밤 형의 집에 갔다가 책상에 올려있는 오래된 초코파이를 먹은 나를 보고 너는 유통기한이 지난 초코파이를 왜 먹었냐며 나무라기도 했다.
손이
반쯤 빠큐 모양으로 접히지 않던 형은 주장을 하던 해에 내가 좋아하던 누나와 사귀었고
술에 반쯤 취한 어느 낮
도장 바닥에 쓰러져 있는 누나 주위를 서성이던 나에게
형이 너는 어서 딴 데로 가라며 소리를 쳤다.
나는 그날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사랑한다고 고백했었다.
왜 그토록
멋 없고
때에 맞지 않게
고백했던가.